미국발 금융 쓰나미, 이로 인한 환율 폭등이 국내 정보화 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사실상 수입시장인 국내 정보화 시장에는 고환율이 직격탄이나 다름없다. 그 직격탄을 채널업체들이 고스란히 맞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제로베이스에 가까운 마진율로 허덕여온 채널업체들이 고환율 파고에 얼마나 어려움을 겪고 있을지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다.

정보화 시장에 있어 채널은 벤더, 고객과 함께 3각 축을 이루는 핵심 요소 중의 하나이다. 가시적으로 벤더와 사용자만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 양자 사이를 매개하는 채널의 존재가치는 한 치도 그 비중을 낮춰 잡을 수 없을 정도로 지대하다. 자명한 이야기이지만, 이 3개 축 가운데 어느 한쪽이라도 무너지면 정보화 시장은 곧 붕괴된다. 따라서 지금 채널이 겪고 있는 어려움에 대해 관련 업계가 나 몰라라 할 상황이 아니다.

지금 당장 채널이 안고 있는 화급한 문제는 엎친 데 덮친 마진이다. 이것저것 제하고 나면 사실상 노마진이나 다름없는 유통구조에 환율폭등은 곧바로 마이너스 마진을 강요한다. 뭔가 해결책이 나오지 않고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채널이 무너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그러나 지금으로선 뾰족한 수가 없어 보인다. 고환율의 폭풍이 잦아들기만 기다리고 있는 형편들이다. 그렇다고 이대로 두고 볼 것인가?

아무래도 외국 벤더들의 용단이 필요할 것 같다. 채널은 벤더의 식구다. 형제나 다름없는 제 식구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모른 체 하고 있을 순 없을 것이다. 그동안 얼리어답터인 한국 정보화 시장에서 거둬간 고수익이 얼마였으며, 테스트베드로서의 지대한 공헌 따위를 들먹이며 따지고 싶지 않다. 다만 제 식구 잘 챙겨서 최종 사용자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비상조치를 취해달라는 주문이다.

외국 IT벤더들이 한국 시장에서의 비즈니스의 영속성을 보장받고 싶다면, 지금처럼 어려울 때에 잘해야 한다. 벤더들은 우선 채널의 마진을 확보해주는 특단의 가격조치를 단행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내에 있는 현지법인, 또는 대표 사무소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어야 한다. 지금까지 본사의 눈치를 살피느라 할 소리를 제대로 못했다면, 지금이 적기일 수도 있다. 차제에 빡빡한 유통구조의 숨통을 트는 계기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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