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문석 한국오라클 회장이 취임한지 겨우 한 달여 만에 이 회사를 떠날 것으로 알려져 관련 업계에 적지 않은 충격을 주고 있다.
그는 한국오라클이 성장하기까지 거의 젊은 시절을 이 회사에서 보냈다. 그런 그가 한국오라클을 떠나기로 결심하기까지는 상당 시간 고민했을 것으로 미루어 짐작된다. 아무리 좋은 자리가 있어도 일생을 바쳐 일한 곳을 떠난다는 것은 그렇게 쉽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윤 회장은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 갖은 수모와 고통을 감내했을 것이다. 특히 미 본사의 영업매출에 대한 압력, 영업실적 저조를 빌미로 이런 저런 권한을 하나하나 제지받는 등 지사장의 체면으로는 드러내 놓고 표현할 수 없는 말 못할 온갖 수모를 겪었을 것이다. 지사장으로서 그가 겪어온 인고의 세월은 가슴속의 응어리로 남아 있을 게 분명하다.
그런데도 그는 4년이라는 짧지 않은 세월 동안 묵묵히 직책과 직무를 수행해 왔다. 때문에 그가 '회장'으로 승진 발령받았을 때 모두가 축하의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한 달도 채 안 돼 이 회사를 떠난다고 한다.
왜?
겉으로 드러난 것과는 달리 아무런 권한도 없는, 그야말로 '자리'만 지키는 명분 없는 직책에 불과했기 때문이라는게 주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회장'이라는 직책은 감히 아무나 오르지 못하는 높은 지위와 명예를 상징하기도 한다. 때문에 그 회사에 커다란 누를 끼치지 않는 한 예의를 갖춰 명예롭게 퇴직하도록 배려해 준다.
오라클은 과연 그런 예우를 갖춰 주었을까 ?
글로벌 기업이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기본 덕목 가운데 하나가 일생을 바쳐 일해 온 직원들에 대한 예우라고 본다. 세계 속의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더더욱 그렇다.
<박해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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