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만이 아니라 고객을 읽어야 한다



▲ 전용준 xyxonxyxon@empal.com



규모가 작은 프랜차이즈 기업들의 도전
무심히 길거리를 걷다가 잠시만 둘러봐도 베이커리, 식당, 학원, 미용실, 커피전문점, 헬스클럽, 호프집 등등 이루 다 열거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소규모 점포들이 눈에 들어온다. 자영업인 경우도 있고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인 경우도 있지만, 몇 년 전과 비교하면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많이 늘어난 것을 느낄 수 있다.

여전히 식을 줄 모르는 창업 열기에 프랜차이즈 시장은 포화에 이르고 있고, 프랜차이즈의 영역도 갈수록 확장되고 있다. 요즘엔 치과, 약국, 부동산 중개업소까지도 프랜차이즈화 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다 보니 수 백군데 매장을 가진 대규모의 프랜차이즈들이 많이 등장했다. 그 배경에는 고객들이 대형매장과 표준화된 체계를 갖추고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랜차이즈를 선호하는 경향이 존재한다.

한국 프랜차이즈 시장의 규모는 2001년에 이미 프랜차이즈 본사 수 천 여개에 가맹점포수 십여만 개, 총매출 합계는 이미 수 십 조원을 넘었다. 이는 대형 유통업체 수 십 개가 일으키는 매출 규모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또 그 성장세는 지속되고 있다. 업종 구성을 보면 구체적으로는 수 백 개의 서로 다른 업종이 포함된다고 하는데 매출 규모를 기준으로 외식, 서비스, 소매 등의 순으로 업종이 크게 나누어진다고 한다.

프랜차이즈는 어떤 독특한 사업 아이템을 선택하는가에 따라 다양한 브랜드와 사업기회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에서 미래 성장잠재력도 높게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일부 대기업이 운영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프랜차이즈는 프랜차이즈 전체의 연간 매출 합계가 백 억 원 수준을 넘지 못해 소위 중소기업에 해당한다. 그나마 프랜차이즈 전체를 보면 공식적인 분류에서 소기업의 범주는 벗어나게 되지만(법률에서는 10명 미만의 상시 직원으로 운되는 경우를 소기업의 기준으로 본다고 한다) 프랜차이즈라는 것이 독립적인 경영자가 존재하는 자영업 성격을 가진 가맹점들의 집합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각각의 가맹점이 하나하나의 소기업이라 여겨도 무방할 것이다.

중소기업들에 대한 고정관념
이와 같이 작은 규모의 기업들에 대해서는 통상 다음과 같은 고정관념들이 존재해 왔다.
전략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정보기술의 활용을 중시하지 않는다.
고객 분석시스템을 도입하려 하지 않는다.
혁신의 실행에 적극적이지 않다.

하지만 전 세계적인 추세로 보면 이와 같은 편견들은 사라져야 할 시점이 온 듯하다. 최근에는 정보기술 시장에서도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곳이 바로 중소기업 시장이라는 것이 그에 대한 반증이다. 치열한 경쟁과 시장포화는 작은 기업들이 나름대로의 장점을 최대한 발휘할 것을 요구하고 있기에 작은 기업들은 보다 전략적으로 다른 기업들로부터 차별화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으며, 작기에 빠른 속도로 혁신을 실행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물론 일부는 그러한 변화를 거부하다가 고사하거나 도태되기도 하지만 말이다.

이제껏 체계적 경영 방식의 일부분인 '정보기술을 활용하는 고객관리'는 규모가 큰 기업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져 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포화된 시장에서는 경쟁이 치열한 만큼 철저한 고객관리가 필수일 수밖에 없다. 그러한 상황을 반영하듯 한 부동산 중개업소 프랜차이즈에서는 단순히 찾아오는 손님을 맞는 영업방식이 아닌 고객을 직접 찾아가 관리하는 차별화된 마케팅을 통해 치열한 경쟁 속에서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한다.

좀 더 구체적인 모습으로 최근에는 프랜차이즈들이 표준화된 서비스와 체계적인 고객관리를 위해 ERP를 구축하기도 한다. 고객관리 활동의 일부로 마일리지 카드를 사용한 멤버십 서비스 프로그램을 도입하기도 한다. 물론 취급하는 상품이나 서비스의 내용에 따라 다양한 업태의 모습이 존재하므로 고객관리 방법에 있어서도 매우 다양한 모습이 나타나고 있으며 그와 관련된 여러 가지 현실적인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마일리지 카드는 고객관리의 출발점
그다지 큰 규모의 프랜차이즈가 아니더라도 또 심지어는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아닌 자영업 형태의 점포에서도 마일리지 카드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는 경우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얼마 전인가 한 TV 프로그램에서는 재래시장이나 분식집, 삼겹살집, 심지어는 고물상과 같은 소위 매우 전통적인 업태에서도 마일리지 카드가 활용되고 있는 현장을 보도한 적이 있다. 고물상의 경우에는 고물을 수집해 온 사람들이 수집해온 금액의 일부를 마일리지 카드에 적립해 주고 있었다. 그러나 아직까지 모든 프랜차이즈나 자영업에 이 방식이 완전히 자리를 잡은 것은 아닌 듯하다.

마일리지 카드는 멤버십 카드, 포인트 카드, 회원카드, 고객카드, 적립카드 등 여러 가지 서로 다른 이름으로 불린다(어차피 어떤 공식적인 명칭이 학술적으로든 권위 있는 기관에 의해서든 정해진 것이 아니다 보니 어떤 이름을 사용하든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 여기서는 편의상 통칭해서 마일리지 카드라고 부르기로 한다).

카드의 외형도 여러 가지로 나누어진다. 고객의 이름이 적힌 경우와 아닌 경우, 마치 신용카드처럼 딱딱한 플라스틱으로 되어 마그네틱 처리가 된 경우와 얇은 비닐로 된 경우 또는 그저 인쇄된 작은 종이에 도장이나 펀칭을 이용하는 경우 등. 또 사용처의 측면에서는 한 점포에서만 사용 가능한 경우와 동일 프랜차이즈의 여러 점포에서 사용 가능한 경우, 그리고 서로 다른 프랜차이즈에서도 사용 가능한 경우로 나누어진다.

이와 같이 다양한 방식을 통해 운영되는 마일리지 카드는 모두 로열티 프로그램(loyalty program)이라는 고객관리 방식을 실행하는 수단으로 '고객'을 관리하는 출발점이 된다. 로열티 프로그램의 근본적인 목적은 '회원(member)'이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회원이라는 것을 밝히는 경우 회원이 아닌 경우에 비해 차별적인 혜택을 제공하는데 있다. 그러나 마일리지를 도입하는 작은 규모의 업체들은 로열티 프로그램이라는 다소 '딱딱한' 개념에 대해서는 이해를 충분히 가지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마일리지 카드 즉, 로열티 프로그램에 사람들이 막연히 기대하는 것은 더 많은 고객이 유입되고 기존에 거래를 하던 고객들도 유지를 높여서 고객의 수와 매출을 높이는 것이다. 그러나 주의해서 생각해야 할 점은 마일리지 카드 그 자체만으로 엄청난 효과가 자동적으로 나오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세 가지 중요한 사실을 기억했으면 한다.

쌓이는 마일리지에 따라 어떤 혜택을 주는가에 따라 고객들의 반응이 결정된다.
마일리지 카드의 운영에는 직간접적인 비용이 발생된다.
적절한 타깃 마케팅이 이루어 질 때 보다 직접적으로 고객들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

흔히 마일리지 카드에는 사용액 내지는 구매액의 일정 비율을 적립해주는 것이 기본이다. 적립된 마일리지 또는 포인트는 현금이나 물품으로 교환될 수 있다. 그러나 얼마나 줄 것인가 현금 또는 특정한 물품 어떤 것을 줄 것인가 그리고 직접 적립된 것 이외에 또 추가적으로 어떤 것을 줄 것인가에 따라 카드를 가진 고객들의 만족도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많은 것을 주면 고객들은 좋아하겠지만 그만큼 많은 비용이 들게 된다.

물론 비용은 직접 고객들이 가져가는 것 이외에도 마일리지 카드와 로열티 프로그램 전체의 운영에서도 추가적으로 발생된다. 이와 같이 발생된 비용을 회수하고 본래 원했던 효과를 얻자면 단순히 마일리지 카드를 가지게끔 만해서는 부족하다. 마일리지 카드를 통해 파악된 고객 정보를 활용해서 타깃 마케팅을 적절히 시행해야만 더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마일리지 카드에 대한 두 가지 기대효과 중 보다 직접적으로 그리고 일차적으로 효과가 나타날 수 있는 부분은 새로운 고객 획득을 통한 매출 증대 보다는 기존 고객을 유지하는 것이다. 물론 마일리지 카드가 새로운 고객 획득에도 영향을 줄 수 있으나, 그것은 <그림 1>에 보여 지는 것처럼 마일리지 카드 자체가 아니라 그에 의해 유지되는 고객들이 다른 고객들에게 내는 입소문에 따라 이차적으로 일어나는 것으로 해석 된다.

프랜차이즈의 고객관리



▲ <그림1> 마일리지 카드에 대한 기대효과




많은 프랜차이즈들 중에 이미 마일리지 카드를 도입한 경우가 상당수인 것 같다. 안경점도 커피숍도 호프집도 마일리지 카드를 만들어 준다. 그러나 그저 마일리지 카드를 만들어 주고 마일리지가 쌓이면 무언가를 준다는데 그친다면 무언가 많이 부족한 것이 아닐까. 마일리지 카드의 궁극적인 목적은 분명 고객관리를 통한 마케팅적 효과라고 본다면 보다 근본적으로는 프랜차이즈의 고객관리는 어떤 의미를 가지며 또 어떤 식으로 이루어져야 하는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할 수 있을 것이다.



▲ <그림2> 사업성공에 대한 가치 원칙들



<그림 2>는 기업이 성공하는데 관건이 되는 세 가지 핵심영역을 보여준다. 적어도 상품 선도력, 프로세스의 탁월성, 고객에 대한 친밀함 이 세 가지 측면 중 어느 하나에 대해서는 경쟁 기업에 비해 월등해야 사업에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논리를 주창한 이들은 규모나 업종을 불문하고 세 가지를 모두 잘하는 기업을 찾기는 어렵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선적으로 어느 영역에서 탁월한 성과를 낼 것인지 집중한 대상을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할 것이다. 그리고 그 이외의 영역을 어떤 방법으로 소화할 것인지도 결정해야 할 것이다.

과거에 오랜 기간 동안 사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져 온 항목이 바로 상품이었다. 좋은 아이템을 가지고 있다면 사업의 성공은 보장되는 것으로 생각되어 온 것이다. 그러나 시대가 변해가면서 경쟁이 되는 기업들 간에 상품의 독특함이라는 것이 많이 사라져 버렸다. 많은 기업들이 그만 그만한 상품들을 만들어 내고 얼마간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 내도 쉽게들 모방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주목 받은 부분이 바로 고객에 대한 친밀함, 즉 고객에 대한 이해와 그 결과를 고객을 관리하는데 적용하는 부분이다. 우리가 살펴보고 있는 프랜차이즈의 경우 초기에는 아이템이 얼마나 독특한가가 매우 중요하다고들 한다. 참신하고 어필이 되는 아이템에는 소비자들이 쉽게 관심을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템의 신선함이 사라지는 일정 시점 이후에는 상품 이외의 부분 즉, 친밀한 고객관리나 업무프로세스의 우수성이 중요해지기 시작한다.

이때부터는 기존 고객을 유지하는 관리는 매출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을 어느 정도는 차단할 수 있으며 프랜차이즈 가맹점에게 엄청난 경쟁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일례를 보면 배달관련 업종에서는 발신자표시서비스가 시행되면서부터 고객관리 중요성이 인식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 이전에는 회원번호 또는 전화번호를 이용하는 것이 대부분이었고 주문 처리하는데 급급할 수밖에 없었으나, 발신번호 표시와 연계된 소프트웨어들이 도입되면서 고객의 주소, 주문이력과 성향 등 파악된 고객정보가 고객응대와 직접 접목되어 매출에 대한 분석뿐만 아니라 문자서비스 등을 통한 고객관리로 경영효율성을 높이는데도 기여하고 있다 한다.

프랜차이즈에서 누가 고객을 관리해야 하는가?
고객관리에서는 고객과 직접 만나는 지점에서 이루어져야 할 일과 직접 만나지 않은 상황에서 이루어져야 할 일이 모두 존재한다. 고객을 직접 만나는 곳은 가맹점 점포이다 보니 그 고객정보를 확보하고 고객에게 마일리지에 따라 특별한 혜택을 제공하는 등의 일은 점포에서 주도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그렇다면 고객을 관리할 방법은 누가 개발해야 할 것 인가. 물론 실제로 현장을 맡고 있는 가맹점에서 생각해 낼 수 있는 부분도 있겠으나 기본적으로 프랜차이즈라는 것은 프랜차이즈 본부(frachisor)가 가맹점(franchisee)에게 상호, 경영기법, 노하우, 지속적인 경영지도 등을 제공하고 가맹점을 통해 소비자에게 상품 또는 서비스를 파는 시스템이다.

따라서 고객관리 방법의 개발에 있어서는 본부의 역할 비중이 크다 할 수 있다. 프랜차이즈는 어떤 독특한 사업 아이템을 선택하는가에 따라 다양한 브랜드와 사업기회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지식기반산업으로 여겨진다. 그런 측면에서 독특한, 그리고 아이템과 업태에 맞는 '고객관리 방법'은 분명 '지식'의 한 종류로 여겨져야 할 것이다. 프랜차이즈는 매뉴얼에 의하여 운영되는 사업 시스템이며 가맹점의 업무 전반에 걸친 매뉴얼의 완성 정도에 따라 사업의 성패가 결정된다고 보면, 그 중 한 부분인 고객관리에 대한 노하우를 매뉴얼 화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여기서 문제가 되는 부분은 대부분의 프랜차이즈 본부들이 이러한 고도의 지식을 만들어 내고 전파시킬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역량이 있다고 해도 주로 상품과 관련된 측면에 집중하고 있다 보니 프로세스에 관한 부분은 그만큼 뒷전이고 고객관리까지 가면 월등히 낮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현실이다.

마일리지 카드는 고객에 대한 고급 정보를 제공한다.
커스토머 인텔리전스(CI)는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I)의 부분 집합이라 할 수 있고, BI는 경영활동에 필요한 제반 정보를 제공하는 활동을 의미한다. 더 나은 경영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는 모든 지원 활동을 묶어서 BI라 부르며 그 기본 구성요소로는 데이터 웨어하우징과 리포팅, 그리고 데이터 마이닝 정도가 이야기 된다. 결국 CI는 BI 전반 중에서 고객과 연관된 부분을 구분해서 부르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 <그림3> 커스토머 인텔리전스를 통해 제공되는 주요 정보



우선 CI가 의사결정을 위한 어떤 정보를 만들어 내는가를 보면, <그림 3>에 보여지는 것과 같이 대략 세가지 항목 즉, 마케팅 대시보드(Dashboard), 데이터 마이닝, 고객가치 등과 관련된 정보 등이 포함된다. 마케팅 대시보드는 어떤 마케팅 활동이 진행 중 또는 준비 중인가를 보여주는 캘린더와 같은 형식으로 보여주며, 사전에 예상했던 수준에 대비해서, 또는 예산 등에 비교해서 현재 실행되고 있는 마케팅 활동의 성과를 보여준다.

또 각 기간별로 고객집단 각각의 성과나 서로 다른 시기와 채널에 대한 예산 대비 마케팅 성과 등을 보여준다. 데이터 마이닝을 통해서는 예측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교차판매나 특정 상품이나 메시지에 응답할 가능성의 예측, 고객들의 장기적 가치와 수익성에 대한 예측, 고객별로 다음번에 제공하기에 적절한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예측 등이 포함된다.

고객가치에 대한 정보는 고객의 가치 측면에서의 서열을 산정하여 영업직원 평가, 마케팅 활동 평가, 상품에 대한 평가 등이 가능하게 한다. 각 고객의 가치에 적절한 상품제안, 가격제안, 서비스 제공 수준 등을 결정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

이와 같은 다양한 고급정보들은 모두 마일리지 카드라는 어찌 보면 아주 작은 부분으로 인해 획득된 고객 정보로부터 나오는 것들이다. 마일리지 카드가 없다면 자주 들리는 식당에서도 내가 고객이라는 것을, 또 내가 꽤나 자주 들린다는 것을, 더 나아가서는 주로 화요일이나 목요일에 들리며 면보다는 밥을 즐긴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바꾸어 말한다면 마일리지 카드는 단순히 자주 방문한 것에 대한 보상을 제공하는 수단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축적된 정보를 통해 CI를 가능하도록 하는 요인(enabler)이라는 것이다. 결국 마일리지 카드만을 생각하고 CI와 그것을 바탕으로 한 정교한 고객관리를 생각지 않는다면 이미 절반 이상 된 밥을 버리는 것과 마찬가지라 생각된다.

마일리지 카드를 통해 획득된 고객 정보는 어떤 용도로 사용되는가?
정부에서는 자영업자들을 위해 컨설팅 지원 사업을 하고 있다. 그 내용에는 다음과 같은 항목들이 다루어지고 있다.
간판·인테리어·진열대 등 시설개선
상권분석을 통한 아이템 및 입지 선정
고객관리·판매전략 등 마케팅
점포이전, 업종변경, 사업 및 점포정리, 체인화 및 프랜차이즈화

이 내용들은 자영업 내지는 프랜차이즈 가맹점의 경영활동에 있어서 핵심적으로 중요한 주제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일단 마일리지카드를 통해 앞서 설명된 내용의 정보들을 확보했다고 한다면 그 정보들은 이러한 주제들에 대한 중요한 의사결정에 직접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통해 살펴보자. 한 외식 프랜차이즈에서는 점심엔 식사 위주로 운영하고 저녁 시간에는 회식 메뉴를 제공하는 등 지역별 고객분석을 통한 메뉴 개발을 시행한다고 한다. 고객에 대한 고급정보를 가지고 있다면 점심 식사에 적절한 메뉴를 선별해 낼 수 도 있을 것이고, 저녁 식사 고객 중 일부에 대해서만 점심 식사 이용을 권유하는 타깃 마케팅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 인기 있는 상품을 찾아내면 순발력 있게 새로운 상품을 개발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이전에 비해 매출이 많이 떨어졌다고 생각해 보자. 그만큼 고객 호응도가 약해졌다는 증거일 것이다. 그렇다면 매출을 다시 높일 무엇인가 새로운 방법을 동원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매출이 떨어졌다는 것 자체는 어떻게 하면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것에 대한 힌트를 제공하지 않는다.

이때 고객에 대한 고급 정보가 존재한다면 매출을 올리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막연히 우리 상품과 경쟁 점포의 상품을 비교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상권내 지역 주민들의 소득 수준과 구매 성향을 파악해 본부에서 전체 가맹점을 상대로 설정한 기본 상품 구색에 얼마간의 변화를 주는 것도 유용할 수 있다. 또 지역 특성상 특정 지역에 집중적인 프로모션을 실시하는 것도 가능하다. 전체 아파트 단지에 배포하던 전단을 특정 동에 집중하여 마케팅 노력을 효율화 하는 것도 가능하다.

미용실의 예를 들어보자. 눈에 띄게 늘어난 미용실 프랜차이즈들도 마일리지 카드를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마일리지 카드를 통해 축적되는 또는 축적 가능한 정보가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가를 생각해 보면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직 아닌 것으로 보인다. 마일리지 카드는 고객이 언제 얼마나 자주 방문했었는지 어떤 스타일을 원했었는지 그리고 서비스에 만족했었는지를 파악하기에 훌륭한 도구이다. 이를 통해 수집된 정보로부터 일정한 주기가 지난 고객에 대해서는 들릴 때가 되었음을 알리는 SMS나 이메일을 보낼 수 도 있다. 혹시 모를 이탈을 방지하는 차원에서도 효과가 있을 것이다.

간단히 성별과 연령 정도만 확보할 수 있다고 해도 고객의 이용패턴과 종합해 보면 그로부터 얼마간의 개인적인 성향을 찾는 것은 가능할 것이다. 이렇게 파악된 내용은 새로 개발되었거나 유행하는 상품을 권유하는 용도로도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각 점포가 가진 서로 다른 고객 집단(Customer Base) 구성에 따라 남성미용사의 수와 여성미용사의 수, 미용사들의 평균적인 연령대를 각기 다르게 구성할 수 도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서는 다양한 미용사들을 각 시간대별 요일별 이용 고객의 성향에 따라 탄력적으로 배치해 운영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예를 들어 한 점포에서는 주중에 있는 공휴일에는 중년 남성 고객들의 방문이 많다면 그에 맞는 미용사들을 더 배치하는 것도 가능할 수 있다. 그들이 방문하는 시간대가 주로 오후 한시에서 세시라면 그 시간에만 인원이 더 배치될 수 도 있을 것이다. 업종이나 업태에 따라서는 마일리지 카드가 없이도 로열티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가능한 경우도 있다.

마일리지 카드가 없어도 무방한 프랜차이즈
업종이나 업태에 따라서는 꼭 마일리지 카드를 사용하지 않아도 자동적으로 고객이 식별되는 경우가 있다. 그 한 예가 사설 학원일 것이다. 통상 학원의 성공요인은 좋은 강사의 확보, 좋은 교육프로그램과 교재의 제공 그리고 고객의 눈높이에 맞추는 철저한 수업, 학생 또는 학부모에 대한 관리 등이라고 한다. 그 중 고객 즉 학생이나 학부모에 대한 관리는 다른 측면에 비해서는 상당히 소홀한 것으로 보인다.

학생이나 학부모는 어디가 잘한다(상품력 즉, 강사나 프로그램이 좋다)는 것을 가장 중시한다는 것이 학원이나 고객들이 공통으로 가지는 생각이다. 물론, 그렇게 느끼는 것이 사실이 아닐 리는 없으나 상대적으로 고객관리에 관해는 생각보다 약한 것도 사실이라고 느껴진다. 그나마, 학생에 대해서는 수강과 출결 이력을 통해 관리하지만 학부모에 대한 관리는 전무하다고 볼 수 있다.

학원의 경우는 수강을 위한 등록을 하고 미리 수강료를 내는 것이 보통이다 보니 고객정보의 획득을 위한 자연스러운 단계가 존재한다. 출석여부도 관리되다 보니 고객행동에 대한 모니터링도 지속적으로 가능하다. 외식이나 미용실에서와 같이 마일리지 카드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고객의 파악과 지속적인 관리 나아가서는 로열티 프로그램의 운영이나 CI의 활용이 충분히 가능한 종목이다.

어린 학생들을 상대로 하는 영어학원이라고 가정해보자. CI를 통해 학원이 다루는 전체 영역들 중 특정한 영역에 대해 고객들의 반응이 좋지 않다는 것이 발견되었다면 학원에서는 새로운 특강 또는 세미나 프로그램을 개발해 낼 수 있다. 경우에 따라 유상일 수도 무상일 수 도 있을 것이다. 일주일간 진행되는 일시적인 유료 강좌를 추가 개설할 수 있을 것이다. 고객들 즉 학부모 또는 학생들이 전반적인 프로그램에서 문법 부분에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느낀다면 삼일간의 문법특강을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간이 없는 학생들이다 보니 두 시간짜리 한 번의 특강도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매우 상식적인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학원들은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고객의 요구나 성향을 사전에 파악하여 특정 지역에만 특정 항목에 대한 특강이 개설되도록 하는 경우조차도 찾아보기 어렵다. 객관적인 고객정보를 활용해 보다 체계적인 의사결정까지 발전할 여지가 있어 보인다. 한편 비록 마일리지 카드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해도 로열티 프로그램이 필요할 여지는 존재한다. 로열티 프로그램을 통해 주어지는 얼마간의 보상은 고객들을 더 오래 유지하기 위한 마케팅 메시지는 던지기 위한 좋은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업종을 막론하고 비슷비슷한 수많은 점포들 속에서 고유한 색깔을 고객들의 머리 속에 심어줄 수 있는 지속적인 '차별화'가 오늘날의 프랜차이즈의 핵심이라고들 한다. 마치 최근에 소비자 관련 가장 핵심적인 트렌드로 이야기 되는 '트레이딩 업(trading up)'이라는 현상이 시사 하는 바와 같이 그냥 저렴한 포도주가 아니라 중가의 고품질 포도주(켄달잭슨의 사례)라는 고객들의 취향을 간파하는 자기 색깔을 만들어 가고자 한다면 CI는 선택이라기보다는 어쩌면 필수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매출을 걱정하지만, 잘 생각해 보면 고객들이 스스로 우리에게 기회를 가르쳐 줄 의지를 가지고 있다.

하드락 카페의 로열티 마케팅 사례
미국 플로리다에 본사를 둔 수십년된 테마 레스토랑 체인 하드락 카페(www.hardrock.com)는 연간 연인원 수천만명에 달하는 고객들이 각각 얼마나 자주 들리는지를 알지 못했다. 그러나 2000년 하드락카페는 로열티 카드와 연계된 온라인 오프라인을 통한 통합된 마케팅과 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활용한 고객관리를 개시했다. 고객들은 충성도 높은 고객집단인 Pin Collectors와 방문 빈도가 그 보다 낮은 All Access Members로 구분되었다. 수천명에 달하는 Pin Collectors에 대해서는 정기적 접촉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All Access Members에 대해서는 추가 획득과 관계 강화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로열티 프로그램을 통해 고객들에게는 우선적인 좌석제공에서 할인까지 다양한 인센티브가 제공된다. All Access Members는 200달러를 사용할 때마다 로열티 카드에 20달러 적립을 받는다. 매년 일정액의 회비를 내는 Pin Collectors는 구매 때마다 10% 할인을 받는다. 하드락 카페는 이렇게 확보된 고객집단을 상대로 온라인을 통해 타깃 프로모션을 시행하고 있으며 한 번의 이메일 캠페인을 통해서 수십만달러에 달하는 물품을 판매하기도 하였다.

또 매장에서 나서는 고객들은 온라인에서 응답할 수 있는 고객만족 조사 양식을 받는다. 온라인을 통해 불만족한 고객들이 파악되면 이들이 불만족을 이유로 하드락 카페를 완전히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기회를 한 번 더 얻을 수 있다. 로열티 프로그램과 Customer Intelligence 그리고 통합된 마케팅과 서비스의 연계를 통해 수익성 제고와 고객관계 강화를 얻게 된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자원이 필요한가?
아직 마일리지 카드도 로열티 프로그램도 CI를 위한 준비도 되어있지 않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리고 무엇이 필요한가. 세 가지 측면으로 구분해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1. 기술 측면에서 - 일차적으로 마일리지 카드와 그것을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마일리지 카드가 있어도 개별 고객의 정보를 담고 식별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면 구조의 변경이 필요하다. 이는 경우에 따라서는 새로운 시스템 도입을 의미할 수도 있다. 물론 매출을 기록하는 부분은 달라지지 않겠지만 POS(Point of Sales) 전체의 교체가 오히려 적절할 수도 있다.

최근에 공급되는 POS 시스템들은 고객관리를 위해 정량화하기 어려운 각종 상담 내용까지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포함하는 경우도 있다. 다음 문제는 CI를 위한 기반 구조이다. 대기업에서야 CI를 위해 별도의 데이터 웨어하우스를 구축하지만, 웬만한 규모의 프랜차이즈에서는 꼭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될 수 있다. 정리되어 축적된 고객정보가 존재한다면 얼마간의 리포팅 기능과의 연결을 통해 우선순위가 높은 분석들 중 상당 부분이 소화될 수 있다. 아주 고난이도에 해당하는 데이터 마이닝을 사용한 예측은 차 우선 순위가 된다. 또, 마일리지 카드 도입과 CI의 도입간에 시차가 있다 해도 큰 문제는 아니다.

2. 프로세스 측면에서 - 마일리지 카드와 CI가 도입되면 접점에서 카드를 발급하고 고객을 식별하고, 고객을 응대하는 일련의 프로세스가 추가된다. 또 고객에 대한 정보를 분석하는 프로세스와 분석 결과로부터 마케팅 방안을 찾아내는 프로세스와 개별 고객을 상대로 정해진 활동을 실행하는 프로세스 등이 추가 내지는 변경되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업무 복잡성이 증가할 수 도 있고 노력이 더 많이 들 수 도 있다. 미리 예상하고 받아들여야만 하는 부분이다.

3. 사람 측면에서 - 기술과 프로세스 측면에서 필요한 부분 이전에 왜 적극적으로 고객을 관리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가에 관한 인식부터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이 문제는 작은 규모의 기업 뿐 아니라 대기업에서도 흔히 발생되는 문제이다. 방법은 하나 적극적 능동적으로 고객을 관리하는 일이 받아들여야 한다. 과학적인 업무방식을 수용해야 한다. 그것을 위해서는 프랜차이즈 본부의 경영진 및 관리자들의 인식 변화와 더불어 가맹점주의 생각 변화도 중요하다. 사람 측면에서는 마일리지 카드에서 CI까지를 운영할 전문 인력을 확보하는 것도 필요하다.

어떤 방식으로 추진해야 하는가?
이와 같은 일들은 어찌 보면 한 호프집에서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엄청난 일로 보일 수 있을 것이다. 한 달에 얼마나 매출을 올린다고 이런 일들까지 신경 써야 하는가 하고 이야기 할 수 도 있다. 물론 한 점포가 해결하기에는 불가능할 수 있다. 당연히 프랜차이즈 본부가 경영노하우의 일부로서 주도적으로 추진해 나가는 것이 정석이지만, 프랜차이즈가 손을 써주지 않아도 한 점포에서 독자적으로 마일리지를 도입하고 그것을 사용해서 타깃 마케팅을 적극 실시하는 경우 까지도 실제로 존재한다. 프랜차이즈 입장에서는 프랜차이즈의 확장을 위한 강력한 마케팅 도구가 될 수 있고, 보다 높은 가맹비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수단일 수도 있다. 물론 그 과정에서는 가맹점을 설득하고 변화를 주도하려는 상당한 본부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

다만, 아주 큰 규모에 해당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프랜차이즈 본부 차원에서도 내부 역량으로 해결하기 어려울 수 있다. 분명 작은 규모에 따른 현실적 어려움이 존재하는 것은 무시할 수 없다. 따라서 내부뿐 아닌 외부 조달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최근 많이 논의되고 있는 ASP나 Process Outsourcing 등이 대안이 될 수 있다. 호재의 하나로 볼 수 있는 것은 정부의 지원이다.

정부는 컨설팅을 지원하기도 하고 ERP나 CRM 구축에 따른 예산을 지원하기도 한다. 정보통신부에서는 2008년까지 빌려 쓰는 정보화를 통해 '100만 중기 정보화'를 일궈내겠다는 정부의 중장기 목표를 세우고 사업을 진행해가고 있다. 지나친 욕심을 부려 한 번에 모두 해 치울 수 는 없다. 따지고 보면 신용카드사나 대형백화점에서도 쉽게 손대지 못하는 커다란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너무 오랜 시간을 끄는 동안 기회는 사라져 버릴지도 모른다.

시장에 필요한 제품과 서비스 제공해야
이 글에서는 프랜차이즈라는 특정한 형태의 사업에서의 마일리지 카드와 커스토머 인텔리전스에 대해 살펴보았다. 프랜차이즈에 관계된 사람들뿐만 아니라 솔루션을 공급하는 벤더들의 이해를 돕고자 하는 목적도 있었다. 아직은 프랜차이즈에 관련된 사람들의 고객관리나 CI에 대한 인식도 높지 않고, 그들을 상대로 제공되는 솔루션들의 수준도 그다지 만족할 만한 수준에 이르지는 못한 듯하다.

특히 솔루션이 실제로 기대했던 결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각종 서비스 상품이 제대로 만들어지고 공급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프랜차이즈 본부나 가맹점은 단지 규모가 작기 때문으로 치부하고 수동적으로만 운영하는 분위기를 벗어나서 보다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방향에서 고객을 관리해 나가야 할 것이며 관련 솔루션 공급자들은 이와 같은 시장의 존재를 인식하고 그에 적절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할 시점이 이제는 온 것 같다는 것이다.

필자 ; 전용준
케이엔티컨설팅그룹, 이씨마이너 기술이사, 엑설루션컨설팅 이사를 거쳐 현재는 고객 전략과 고객 분석에 대한 전문 컨설팅을 제공하는 리비젼 컨설팅의 대표로 일하고 있다. 경영학박사로 백화점, 홈쇼핑, 캐피탈, 교육서비스, 제조유통 등 다양한 업종의 CRM 고객전략과 분석 CRM에 관한 컨설팅 실무를 수행해 왔으며 여러 전문 기관들에서 CRM 전략, eCRM, 고객데이터 분석 등에 관해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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