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업체 시장주도...'ECM2.0'으로 무장한 외산업체 맹추격

국내 기업콘텐츠관리(ECM)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아직 초기 단계라 할 수 있는 국내 ECM시장은 올해 약 600억원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선발 토종 국산벤더들이 선전하고 있고, 'ECM2.0'으로 무장한 EMC, IBM,오라클 등 대형 외산 벤더들이 맹추격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국내에 ECM이 처음 소개된 것은 지난 99년이다. 당시만 해도 콘텐츠관리시스템(CMS:Contents Management System)이라는 용어가 등장하면서 그중의 한 분야로 ECM이 소개됐다. CMS는 기존의 KM, EDMS에서 진화된 개념으로, 웹사이트의 콘텐츠나 기업내부 데이터를 자동으로 관리해주는 솔루션이다.

ECM(기업콘텐츠관리:Enterprise Content Management)은 기업 내에서 발생하는 모든 종류의 기업 콘텐츠 즉 종이 문서, MS 오피스 문서, 아래한글 문서, 웹사이트 이미지, 웹사이트 소스 등의 생성, 관리, 배포에 이르는 라이프사이클을 관리한다. 또한 그룹웨어, 전사적 자원관리(ERP), 고객관계관리(CRM) 등 기업용 애플리케이션과 연동되어 기업 내 비즈니스 프로세스까지 포괄하는 광의의 개념이다.

◆e비즈니스에 따른 비정형데이터의 급격한 증가가 ECM 최대 수요 원인=정보와 지식이 실시간으로 공유되는 RTE(Real Time Enterprise) 체제의 기업환경과, e비즈니스의 도입에 따른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등장으로 양질의 콘텐츠를 통합관리하기 위한 기업들의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전체 디지털 정보의 85% 이상이 보안, 규정준수(Compliance), 기밀유지 등의 이유로 기업이나 정부 등의 기관에서 책임지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정보자산의 관리가 기업 경영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IDC에 의하면 2010년까지 전 세계에서 생성되는 디지털 정보는 연간 57%의 성장세를 보이며 988 엑사바이트(Exabyte)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디지털 정보의 형태도 정형 데이터보다는 영상, 이미지 등의 비정형데이터가 기업의 전체 정보에서 8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따라 IDC는 전 세계 ECM 시장은 2006년 34억 7,700만 달러에서 2007년 38억 3,500만 달러로 10.3% 성장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2011년까지 10.7%의 연평균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57억 8,50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ECM 시장 성장세는 비정형 정보 활용을 위한 통합(Consolidation), 각종 규제 대응을 위한 컴플라이언스(Compliance), 협업 환경의 확산, 그리고 웹 2.0 기반의 ECM 솔루션 등장 등이 ECM 시장의 진화와 성장을 이끄는 주요 동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ECM 시장, 현재까지 국산벤더 주도…외산벤더 후반 대반격 노려=국내 ECM 시장은 2011년까지 세계 시장과 비슷한 성장세를 보일것으로 예상된다. 그 동안 국내 ECM 시장은 웹상의 콘텐츠 관리에 초점을 맞춘 웹콘텐츠 관리(WCM)와 그룹웨어 및 문서관리와의 연동을 통한 지식관리(KM)에 초점을 맞춘 전자문서관리시스템(EDMS) 기반의 업체들을 중심으로 형성되어 왔다.

국내 ECM 시장은 지난해부터 공인전자문서보관소와 자본시장통합법(금융 투자업과 자본시장에 관한 법률)등의 이슈가 부각되면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런 추세 속에서 ECM은 각종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제공하고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가능한 서비스 제공을 위한 목적으로 그 도입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ECM 시장 규모는 대략 500~600억 선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중에서 유니온정보시스템, 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 사이버다임 등의 국산벤더들이 절반이상인 300억원 정도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국산벤더들이 외산벤더에 대항하여 선전을 거두고 있는 요인으로 최첨단 기술 기반의 솔루션 개발과 다양한 국내 레퍼런스 확보, 국내 산업 특성의 이해와 적절한 유지보수 등의 서비스 제공 등이 국내 고객들에게 어필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지만 외산벤더들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EMC, IBM, 오라클 등의 대형 벤더들이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시장에 진입하면서 시장 경쟁 구도가 크게 변화하고 있다.

지난 2003년 EMC는 대표적인 ECM 기업이던 다큐멘텀을 인수해 비교적 이른 시기에 ECM 시장에 진출했고, 2006년 9월에 IBM은 ECM 시장 1위 기업이던 파일네트를, 11월에 오라클은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던 스텔런트를 각각 인수해 시장 공략에 나섰다.

특히 이들 벤더들은 데이터베이스(DB)와 콘텐츠관리(ECM)를 양축으로 정형·비정형 데이터의 통합 관리를 제시하면서 ECM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DB기술과 ECM 기술을 상호 접목해 언제,어디서나 정보에 접속할 수 있는 환경 구현에 나서고 있으며, 관련업계는 이를두고 전사정보관리(EIM, Enterprise Information Management)라는 신규 영역으로평가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 속에서 외산벤더들은 기업 내 정형·비정형 데이터의 통합 관리를 목표로 콘텐츠관리 기술의 통합과 SOA 기반 ECM 제품 및 웹 2.0 요소가 반영된 'ECM 2.0'을 내세워 시장에서 뚜렷한 차별화로 후반 대반격을 노리고 있다.

◆SOA·웹 2.0과의 결합…통합 콘텐츠 관리는 'ECM의 꿈'=ECM 시장의 핵심 트렌드로 '비정형 정보의 통합(consolidation)'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기존 ECM은 단일 통합 플랫폼 구현이 어려워 다양한 콘텐츠 시스템에 산재한 레파지토리를 결합하거나 연계하는 방식으로 구현됐다. 이로 인해 분산된 시스템으로부터 생성되는 리포트나 감사 추적기록(audit trails) 등을 종합하는데 어려움이 컸으며, 다양한 툴과 제품이 활용돼 시스템 오류 및 성능저하의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ECM 2.0 개념에서 제시하고 있는 통합(unified) 플랫폼은 원 코드(one code) 기반이란 장점을 제공하고 있다. 즉, 하나의 멤버십 모델, 하나의 보안모델,하나의 데이터베이스,하나의 관리 콘솔, 하나의 감사 추적기록이 제공된다.

통합 ECM 플랫폼을 통해 구축과 운영에 필요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며, 인터페이스와 관리해야 하는 시스템 접점도 크게 줄어들어 시스템의 안정성과 가시성이 향상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ECM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또 하나의 주요 변화로는 서비스 기반 아키텍처(SOA) 개념의 접목이다.

전통적으로 ECM은 산업별·기업별로 특화된 요구사항이 많아, 기업의 성격에 따라 맞춤형 ECM을 도입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하지만 기업의 비즈니스 환경과 시장의 변화 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특정 업무에 특화된 인프라로는 급변하는 환경 변화에 신속하고 적절하게 대응하기 쉽지 않게 되었다.

이에 따라 최근 기업들은 기본적인 기능을 고르게 갖춘 패키지 형태의 솔루션이 선호하고 있으며, 따라서 기본적인 애플리케이션들을 기반으로 필요한 업무에 따라 모듈을 조합하는 형태 즉, SOA 개념이 접목된 ECM이 새로운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널리 확산됐던 '웹 2.0' 개념이 ECM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웹 2.0은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콘텐츠 관리기법의 도입과 시스템의 유연성을 크게 개선시킨 것으로 평가된다.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으로서 경직된 구조를 가졌던 ECM에 블로깅이나 RSS 기술들이 구현되면서 점차 ECM은 기업 내부 각종 커뮤니티나 온라인 협업이 이뤄지는 Social Media 플랫폼 및 모듈로서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블로그를 통해 ECM 시스템은 보다 역동적인 콘텐츠(Dynamic Content) 제공이 이뤄지고 있으며, RSS 기능을 통해 보다 실질적인 콘텐츠의 확보 및 제공이 이뤄져 ECM 서비스가 다양화되고 풍부화되고 있다. 더 나아가 주요 벤더들은 ECM API를 제공해 사용자들이 직접 새로운 서비스를 제작할 수 있는 매시업(Mashup) 기능까지 지원하고자 한다. ECM의 이러한 변화들은 기존 Facebook이나 Flickr 등 유명 SNS 사이트의 서비스들과 유사해, 점차 ECM의 Social Media 플랫폼 역할이 확대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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