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P, 은행 대상 세미나서 패키지 장점 강조...은행권 반응 '반신반의'

SAP코리아는 17일 서울 상공회의소에서 은행 고객들을 대상으로 '은행산업을 위한 SAP 세미나'를 개최, IFRS(국제회계기준) 적용 시 자체개발 대비 패키지 도입의 장점을 누차 강조했다.

◆"IFRS는 계속 변한다"=세미나에서 유럽의 사례를 소개하기 위해 참석한 SAP의 파트너사 'IFB'의 산샤 박사는 "현 IFRS는 최종버전이 아니라,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수정 및 추가사항이 논의될 것"이라며, "이에 대한 대응력에 있어서 자체개발을 한 고객보다 패키지를 도입한 고객이 더 유리하다"고 발표했다.

자체개발로 당장의 규정과 데드라인을 맞출 수는 있지만, 차후 점점 더 까다로워지게 될 규정과 변화에 대응하기가 힘들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초기 개발 인력들이 몇 년 후, 또 그 이후까지 은행에 남아있으리라는 보장이 없는데, SAP의 솔루션을 도입한 고객들은 지속적으로 SAP 지원 인력들로부터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것도 그가 말하는 패키지의 장점이다.

산샤박사는 "IFRS를 감사하는 기관마다 해석상의 차이가 생길 수 있고, 특정 사안에 대해 자신들조차 불명확한 기준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많다"며, "이 때문에 어떤 해석 및 기준에 대해서도 유연하게 구현할 수 있는 솔루션 패키지가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자체개발한 유럽고객, 다시 SAP 찾아"=산샤박사는 유럽의 경우를 소개했다. 유럽의 은행고객은 두가지 유형이 있었는데, 여건이 되는 고객은 자체 개발을 선택했고, 상대적으로 인력과 기술이 떨어지는 다른 고객은 SAP에 전적으로 맡겼었다.

양사모두 데드라인까지 무사히 규정 준수를 할 수 있었으나, 3년 정도 지나고 난 후에 자체 개발을 선택한 은행은 감사기관으로부터 작업 프로세스에 대한 보완과 개선을 요구받았다고 한다. 이들이 개발한 시스템은 스프레트시트 기반이라, 초기에만 문제가 없었고 점점 보완해야 될 것이 많아졌다. IFRS가 끊임없이 개선되고 변화하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커버하기에는 어느 정도 기간까지가 한계라는 얘기다.

자체개발을 선택한 그 고객은 '실질금리' 및 '헷지어카운트' 부문에서 몇가지를 개선하기 위해 그 부분들에 대한 해결을 요하는 RFP를 SAP에 보냈다고 한다.

SAP는 "2011년부터 IFRS를 적용해야 하는 한국의 시중은행들은 대체로 여건이 되기 때문에 자체개발을 선호하겠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패키지 도입이 낫다"고 강조했다.

◆국내은행들 아직 반신반의=그러나 아직 국내 은행들은 패키지에 대해 반신반의 하는 반응이다. 이미 국민은행의 경우 자체개발쪽으로 결정을 한 바 있으며, 하나은행도 부분적인 패키지 도입만을 검토하고 있다.

은행고객들이 패키지를 못미더워하는 이유 중 하나는, 외국 기업의 지원력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자체 인력은 문제나 수정사항 발생 시 즉각 대응이 가능하지만, 타사에 이를 맡긴다면 지원 및 서비스 인력이 적기적시에 바로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을 지 미지수라는 것이다.

SAP 측은 "은행의 초기 개발인력이 몇 년 후 퇴사할 수 있어 위험하다"고 하지만, 은행 고객들은 오히려 "외국계 패키지회사가 몇 년 후 한국지사 문을 닫을지 누가 알겠냐"는 반응이다. 장기간 사후 서비스를 지원해 줘야 할 패키지 회사의 영속성에 대한 신뢰도가 아무래도 외국계 회사는 떨어진다는 것이다.

은행처럼 적기적소의 서비스가 크게 요구되는 비즈니스에서, 특히 IFRS와 같이 중요한 컴플라이언스를 구현하는데 있어서는 중요한 문제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 국내 은행 고객들의 선택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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