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억 달러에 인수한 FAST 앞세워...기업검색엔진 시장 장악 나서






마이크로소프트(MS)가 검색엔진 시장의 지형도를 바꾸기 위해 지난1월 노르웨이 검색엔진 기업인 'FAST Search & Transfer(CEO John M. Lervik, 이하 FAST)'를 인수하고, 이번 달 안에 인수 작업을 매듭짓는다는 계획이다.

MS 쉐어포인트 그룹이 지난 1월 8일 12억 달러에 인수한 FAST는 지난 1997년 작은 벤처기업으로 출발하여 현재 전 세계 기업용 검색엔진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MS사가 FAST를 인수한 배경으로는 기업 검색엔진 시장의 확대를 꼽을 수 있다. 검색엔진 시장은 두 영역으로 나뉘어 있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다음, 네이버, 구글, 야후 등 광고나 E-커머스 등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로우엔드 검색엔진 시장과, 다른 하나는 기업용 검색엔진으로 볼 수 있는 하이엔드 검색엔진 시장이다.

최근 미국의 CIO 매거진과 IT분야 시장조사 기관인 ITR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전 세계 하이엔드 검색엔진 시장은 100억 달러 규모를 형성하고 있으며, 가까운 일본만 해도 5,00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기업용 검색엔진 시장이 아직은 도입기에 있고, 극소수의 IT기업과 닷컴기업 등에서 마케팅, 리서치, 언론, 법률, 제약 등 검색엔진의 활용범위가 넓기 때문에 시장 규모가 대폭 늘어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뿐만 아니라 CRM, ERP, BI 툴에 검색기술을 결합할 경우 기업들은 현재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을 개척해 나갈 수 있다. 이 때문에 미국, 유럽, 일본 등의 기업들은 검색엔진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검색엔진 기업인 구글과 MS의 향후 경쟁구도는

MS가 야후 인수가 어려워지자 방향을 틀어 FAST 인수를 추진한 게 아니냐는 일부의 시각도 있다. 그러나 FAST 인수는 야후 인수보다 먼저 진행되었고 FAST를 인수한 MS쉐어포인트 그룹과는 별개로 MS MSN그룹에서 야후 인수는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그렇지만 업계는 FAST 인수를 놓고 로우엔드 검색엔진 기업인 구글과 MS의 향후 경쟁구도에 더 관심을 쏟고 있다. 그동안은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검색포털을 이용하여 각종 정보검색을 해왔다. 뉴스, 쇼핑, UCC등의 사이트 등에서는 만족할 수 없는 검색결과를 구글, 야후 등의 검색포털을 통해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일반 닷컴기업들이 FAST의 지능형 검색엔진을 도입하게 되면 상황은 역전될 수 있다. 원하는 정보를 찾기 위해 검색포털을 방문하지 않아도 쇼핑중이나 뉴스 검색 중에 비교검색이나 지능형 검색을 통해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포털검색에 유입되는 사용자들은 각종 닷컴기업들로 분산되게 되고 결국 검색포털이 갖은 영향력은 점차 줄어들 수 있다. 사용자들이 검색포털이 아닌 FAST 검색기술을 더 많이 접하게 될 개연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검색엔진 응용기술 어디까지 확장되나

일본의 대표적인 부동산 사이트 미사와는 FAST의 이미지 검색기술을 도입했다. 이 기술을 도입해 원하는 가격, 조건에 따른 매물정보 뿐만이 아니라 외부 디자인, 인테리어 등 유사한 이미지를 검색엔진 조건 값을 설정하면 유사한 매물 정보가 검색이 가능해졌다. 이 기술을 선보인 후 폭발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검색기술 적용만으로 방문자가 3배 정도 증가하는 효과를 거두었다.

미국 구인구직 커리어빌의 경우도 FAST의 지능형 검색기술을 도입. 구직사이트를 방문하는 사용자들의 경력에 맞는 추천정보를 제공하거나 적성, 비전 등 다양한 검색조건으로 맞춤형 검색을 제공했다. 이를 통해 시장 점유율 5위에서 1위 기업으로 급부상했다. 이처럼 기업용 검색엔진에 BI가 결합되고, 정보 구조가 단순한 DB를 넘어서서 콘텐츠, 지식정보 등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에 지능형 검색엔진 도입이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기업들도 지능형 검색엔진에 눈길





삼성그룹의 경우 삼성SDS를 통해 그룹차원의 ERP에 FAST의 검색기술을 도입했다. 그룹 내부에 쏟아지는 방대한 양의 정보를 보다 효율적으로 검색하고, 지능형 검색기술을 응용해 손쉽게 정보에 접근하고 결론을 도출해 내는데 활용하고 있다. 삼성 ACUBE 역시 FAST의 검색기술을 도입하여 기존 로우엔드 검색엔진과는 차별화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삼성SDS는 FAST의 지능형 검색엔진을 자사에 도입 이후 국내 시장에 적용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FAST 검색엔진의 국내 보급 에이전시로 활동하고 있다. 나모인터렉티브, 피보텍 등도 FAST 검색엔진의 시장성을 높게 평가하고 국내 파트너사로 활동하고 있다.

국내 UCC 선두주자인 판도라TV도 FAST의 검색엔진을 도입했다. FAST의 검색기술은 단순한 키워드 단위 검색뿐만 아니라, 메타데이터, 클립 단위의 검색이 모두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동영상 콘텐츠의 경우 사용자가 만족할 만한 검색조건이 나오지 않을 경우 불필요한 트래픽이 발생하게 된다. 이 때문에 과도한 트래픽 처리 비용이 발생하는데, 이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는 최적의 검색 결과를 제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FAST의 하이엔드 검색 기술

하이엔드 검색엔진은 기업이 기업 내의 방대한 양의 고객정보, 내부정보, 지식정보 등의 방대한 정보 중에 원하는 정보를 쉽고, 빠르게 검색할 수 있게 해 준다. 때문에 기업의 요구 사항에 맞게 구현되어야 하며 검색 조건에 관계없이 대량의 검색문서를 빠르게 보여줄 수 있는 기술이 포함돼 있어야 한다.

FAST는 단순한 검색기술을 넘어 검색을 이용해 생산성을 높이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기업들은 FAST의 검색기술을 통해 광고(매칭 기술), 처리(제품 검색), 프로모션(원하는 광고와 매칭) 등으로 구현할 수 있다.

IBM, DELL 등의 e-commerce 사이트에 FAST 검색엔진을 도입하여 사용자들이 보다 쉽게 상품을 검색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들 방문자의 서핑 정보를 검색하여 마케팅 전략에 반영하고 있다. 이 밖에 ROUTERS, UNICEF, ING, SIEMENS, COMCAST, P&G, BEST BUY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에서 FAST 검색기술을 이용한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어 가고 있다.

FAST의 검색엔진은 분야별, 기업별, 사용자별로 다른 검색조건과 결과에 대해 모두 만족할 수 있도록 검색조건이나 콘텍스트 검색기술에 API와 플러그인을 도입하였다. FAST의 파트너사인 엑센츄어, EDS, 인포시스, HP, SUN, 딜로이트 등의 협력업체들은 FAST서치의 검색기술을 응용하여 CMS를 넘어 검색된 콘텐츠를 업무에 적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지능형 검색엔진을 완성시켜 나가고 있다. FAST의 검색도입하려는 기업들은 이들 협력사들이 응용 개발한 다양한 API와 플러그인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해당 기업에 맞는 검색엔진을 보다 쉽게 도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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