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된 원인은 자금력 부족, 낮은 인지도, 제품 현지화의 어려움 등

우리나라는 2006년 5월 국제상호인정협정(CCRA)에 가입했다. 가입의 가장 큰 목적은 국내 보안업체들의 해외 진출이었다. 하지만 CCRA(Common Criteria Recognition Arrangement) 가입 2년 후인 지금, 특화된 DRM, 지문인식 분야를 제외하고는 여전히 국내보안업체들의 해외사업 성공사례를 찾아보기가 힘들다. 오히려 공공을 포함한 국내 보안 시장에서 외산 업체들이 세를 넓힘에 따라, 여기에 촉각을 곤두세우느라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

국내 보안업체들이 해외 시장에서 성과를 거두기 힘든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로 업체들은 ▲해외마케팅 시 필요한 자금력 부족 ▲낮은 브랜드 인지도 ▲현지 문화, 법률 등 현지 시장분석 부족 ▲제품 및 기반 자료의 현지화에 어려움 ▲해외 사업을 위한 마케팅, 영업, 개발 전문가 부족 등을 꼽는다.

게다가 다수 국내 보안업체들은 1년 단위로 주주총회를 열어 투자 효과를 검증받아야 하다 보니 지속적인 투자를 요하되, 단기간 내 성과를 내기 힘든 해외사업에 집중하기가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물론 ESM, NAC, PC보안처럼 현지 사이트별 커스터마이징 이슈가 대두되어 시도조차 어려운 보안 분야도 있다.

나우콤, 유넷시스템 등 '간접 해외 진출' 택해
최근 국내 보안 업체들은 반드시 완제품 형태로만 해외수출을 해야 성공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판단 하에 해외 간접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현지 시장에서 인지도 있는 글로벌업체를 통한 기반기술이나 핵심기술 수출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나우콤(구 윈스테크넷)은 일본시큐어소프트사와 IPS 총판계약을 체결해 제품을 공급하는 것 외에도 지난해 말 일본후지쯔와 자사 핵심기술인 '해킹탐지/차단 시그니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일본후지쯔의 통합위협관리(UTM) 제품에 IPS 기능으로 탑재되어 공급될 예정이다.

나우콤은 "일본후지쯔의 UTM 제품 판매 시마다 일정 수익이 발생하는 것으로, 사업이 안정화되면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넷시스템은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협력 하에 MS의 차세대 서버인 '윈도우 서버2008'과 '윈도비스타'에 탑재된 네트워크 접근제어인 NAP에 핵심 네트워크 접근제어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 MS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이 플러그인 형태로 유넷시스템의 제품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운 해외 마케팅을 준비 중이다.

이 밖에 SK 인포섹은 국내 사업 중인 일본회사들을 겨냥한 원격 관제 사업을 통해 향후 일본시장에 본격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보안 업계는 "국내 보안 업체들 대부분이 규모가 작고 영세한 기업들이다 보니 해외 사업에 지속적인 투자가 어려워 그동안 국내 보안 업체들 간 밥그릇 싸움에만 급급했던 게 사실"이라며 "국내CC인증, 보안적합성검증 등 국가의 보호막에 쌓여 더 이상 국내 사업에 안주하지 말고 커스터마이징, 기술지원 체제 등에 대한 연구와 품질 관리, 가격 경쟁력 등의 끊임없는 차별화 전략을 모색해 해외 시장에서 외산업체들과 정면 승부를 겨뤄야 할 때"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아이티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