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탈피 선언...금융 특유의 전문성 앞세워 대외 사업 추진

금융 그룹의 전산 자회사들은 그동안 안전한 텃밭이었던 계열사 고객 위주의 영업에서 벗어나, 올해부터 대외 사업을 강화할 방침들이다. 그룹사 고객만으로는 성장의 한계가 있고, SI사로서의 입지를 세우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이들은 금융산업에 특화된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는 장점을 살려, 금융권에서만은 현재 IT 시장를 장악하고 있는 3대 SI인 삼성SDS, LG CNS, SK C&C에 뒤지지 않는 경쟁력을 갖춘다는 게 장기적인 목표다.

기업은행 계열사인 IBK시스템은 타사에 비해 대외사업 비중이 높다. 타사들은 대체로 대외사업 비중이 미미한데 비해, IBK시스템은 작년 성과의 약 25% 가량을 대외사업으로 올렸다. 작년에는 캐피털사 등 몇몇 여신전문 기업에 리스업무시스템을 구축했고, 일부 제 3금융권 차세대 프로젝트를 수주하기도 했다.

IBK시스템은 올해 대외사업 비중을 30%이상으로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다. 현재 차세대 프로젝트 사업자를 선정 중에 있는 2~3개 캐피털사 고객을 공략하고 있다. IBK시스템은 대형 SI들이 대체로 사업의 전반적 관리만 하는데 반해, 자사는 개발 업무까지 아우른다는 것을 내세운다.

IBK시스템은 1, 2금융권을 상대로도 자체 보유하고있는 예산관리시스템, 자산관리시스템, 감사정보시스템 솔루션 등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얼마전 GS인증을 받은 웹개발 지원 툴인 '아이프레임워크'도 적극 마케팅할 생각이다.

신한데이터시스템은 작년까지만해도 대외사업 비중이 적었으나, 올해부터 본격 대외 사업 영업을 위한 기반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제작년까지는 계열사 고객인 신한은행이 조흥은행을 합병, 양사 IT 통합작업에 치중한 데 이어, 작년에도 역시 계열사 고객인 신한카드와 LG카드의 IT 통합 작업에 몰두했다. 또 작년에 은행들 사이에 한창이었던 기업 자금관리시스템 구축 프로젝트가 신한은행에도 다수 있는 등, 대외사업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신한데이터시스템은 올해 외국계 은행들을 타깃으로 삼았다. 국내에 있는 작은 규모의 30~40여개 외국계 은행들은, 해외 본사에 있는 중앙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어 직접 상품 개발을 못하는 등, 시장 수요에 역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신한데이터시스템은 이들을 상대로 상품을 대신 개발해 주고, 금융 공동망을 구축해 주는 등 기존 열악한 IT 환경을 선진화 해주는 작업 등을 생각하고 있다. 이 시장은 크게 수익이 나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 대외 사업 활성화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신한데이터시스템은 차세대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지방은행과 제 2금융권 고객들이 IT 인력 부족 문제를 겪을 것으로 예상, 이 시장도 공략할 계획이다. 그 외 자체 솔루션 판매도 늘린다는 방침이다.

신한데이터시스템은 자사 그룹이 지주사라는 점을 활용, 종합적인 금융 노하우를 최대한 살린다는 전략이다.

우리금융정보시스템도 작년까지는 대외사업이 거의 전무했으나, 올해 본격 시작한다고 밝혔다. 우리금융정보시스템은 자사가 개발한 솔루션이나 상품을 동남아 등 해외에 판매해 수익을 늘릴 계획이며, 지방은행 차세대도 염두에 두고 있다.

그 외 국민데이터시스템, 하나INS 등도 대외사업 전략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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