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사 “첫해 실적 괜찮다”...금융권 ‘계정계’ 벽은 아직 못뚫어

썬과 후지쯔가 공동개발해 작년 상반기 출시한 하이엔드 유닉스 서버 '스팍엔터프라이즈(일명 APL)'의 성적을 두고 양사 모두 "나쁘지 않다"고 자평했다. 이 제품은 출시 당시 IBM과 HP 양강구도인 하이엔드 유닉스 시장을 깨고 3강구도로 개편할 수 있을지를 놓고 관심을 모았다.

양사는 "IBM과 HP가 장악하다시피 한 하이엔드 유닉스 시장에서 첫 반응치고 괜찮다"는 입장이다.
한국썬은 지난 분기에 스팍엔터프라이즈의 하이엔드급 제품인 M9000-32와 M8000, M5000 등을 국내 대형 은행 차세대 프로젝트에 16대를 공급하고, 그 외 대형 자동차 업체 2대, 포털2대, 두 제조업체에 2대씩 제품을 공급하는 등의 성과를 거뒀다. 모두 진입장벽이 높은 대기업 고객들이라는 점에서 한국썬은 이 제품의 시장경쟁력에 대해 고무적이다.

한국후지쯔도 작년에 제조, 공공, 금융, 유통 분야에 스팍엔터프라이즈 제품군을 100대 이상 팔았다고 밝히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이만하면 IBM과 HP의 텃밭인 엔터프라이즈 시장을 돌파하는 테이프는 무사히 끊었다고 여기고 있다. 하지만 가장 치열한 시장인 대형 금융권 '계정계'의 벽은 아직 뚫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다.

한국후지쯔의 경우는 제 2금융권 위주로 수주가 이뤄졌으며, 일부 대형은행에도 계정계가 아닌 정보계 시스템으로 공급하는 데 그쳤다. 한국썬이 수주했다는 대형은행 차세대도 계정계 재구축 프로젝트가 아닌 다른 단위 프로젝트들이었다. 증권사 및 보험사 차세대가 연이어 진행될 올해는 양사의 금융권 입지 다지기에 있어서 기회이자 위기가 될 전망이다.

한국썬은 "썬의 OS기술력, 종합적인 솔루션과 서비스를 총 동원할 것"이라고 전략을 밝혔다. 한국후지쯔는 "일단 진입장벽이 낮은 정보계 시스템 등 '되는 시장'부터 시작하고, 점차 계정계도 노릴 것"이라고 전했다. 스팍엔터프라이즈 제품을 도입한 고객들의 반응도 좋기 때문에 점차 인정 받게 될 것이라는 게 양사의 기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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