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기업 성과 측정에 사용되는 핵심성과지표(KPI)를 풍부하게 산정해 놓고 경영 환경 변화에 맞춰 즉각 적용하는 KPI 풀(Pool)제도가 확산되고 있다. 현재는 수십 개의 KPI만을 적용하지만, 향후 비즈니스 환경의 변화에 대비해 수천개의 KPI를 미리 산정해 놓고 꾸준히 정보를 축적해 가는 것이다.
실제로 KT의 경우 현재는 16개의 KPI를 통해 기업 성과를 분석하고 있으나, 향후 변화에 대비해 약 2,000개의 잠재적 KPI 요건을 정의하는 컨설팅을 마쳤다. 아직까지 구축시기 등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향후 적용시점에 대비해 지속적으로 정보를 축적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LG화학 역시 최근 SAS코리아의 FMS(Financial Management Solution)를 도입하면서 KPI의 탄력적 적용을 위해 KPI 풀제를 도입하고 있다. LG화학은 기존 SAP ERP를 통해 사업계획을 수립했으나 좀 더 역동적인 경영을 위해 SAS의 사업계획 모듈을 도입했고 풍부한 KPI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 같은 KPI 풀제는 DW와의 중복성이 일부 존재하지만 잠재적 KPI를 미리 산정해 관련 정보를 축적하겠다는 기업들의 적극적인 요구로 저변이 넓어지고 있다. 더욱이 IT 벤더들이 제기한 이슈라기보다는 활용 과정에서 자발적으로 출현한 이슈라는 점에서 더욱 빠른 확산이 예상되고 있다.
SAS코리아 박병건 차장은 "KPI 풀제는 하나의 중요 트렌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며 "BSC 구축을 고민하는 기업들은 거의 100%가 KPI 요건 정의와 함께 잠재적 KPI 요구를 하고 있어 빠른 확산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KPI 풀제의 출현으로 그동안 단순 요약 정보 성격을 띤 KPI가 점차 과학화되고 다양화되는 모습도 함께 나타나고 있다. 즉 과거의 KPI가 단순 매출액만을 평가 지표로 삼았다면 최근의 KPI는 현 단계에서의 매출액 달성 비율을 측정해 평가 지표로 삼기도 한다.
품질관리 부분에서도 불량률 감소를 위한 6 시그마 활동까지를 KPI로 산출해 관리하는 등 KPI 성격이 바뀌고 있다. 평가만을 위한 단순 지표에서 점차 목표 달성을 위해 격려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도구로서의 성격이 크게 강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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