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컨버전스는 정보통신기술과 결합되어 나타나는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나 상품을 말하며, 그 대표적인 현상은 유선과 무선의 통합, 통신과 방송의 융합,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결합 등 3가지로 압축된다"고 백과사전에 정의되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의와 상관없이 디지털 컨버전스의 효과는 이미 기술, 산업, 문화, 사회, 경제, 정치 등 모든 영역에서 새로운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각 분야의 환경과 조직이 스스로 융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통신과 컴퓨터가 결합된 단순한 형태의 융합은 점차 음악, 방송, 상거래 등이 통합된 복합 형태로 발전하고, 기술적으로도 첨단 정보기술이 Bio-Technology 혹은 Nano-Technology 와 융합하는 산업간 컨버전스로 진화하고 있다.

전통산업과 첨단 정보기술이 결합하기 위해 전혀 다르게 성장해 온 오프라인 문화가 변화하고 있으며, 방송과 통신의 융합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환경에 알맞은 사회 질서가 요구되고 있다. 특히 2008년은 더 이상 컨버전스를 담당할 수 없는 한계를 노출시키고 있는 조직 문화의 변화로 시작되고 있다. 융합의 걸림돌로 여겨지던 부서와 부서의 장벽, 기관과 기관의 장벽을 해결하기 위해 기업은 기존의 폐쇄조직을 복합성을 살린 대부서로 개편해 미래 융합사회에 대비하는가 하면, 정부부처마저도 이러한 의미에서 대부처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처럼 컨버전스는 새로운 시대의 유행처럼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그만큼 피할 수 없는 대세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아무리 융합이 미래를 여는 열쇠라 해도 해도 융합의 과정에서 오는 어려움과 부작용 또한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융합이라고 간단히 번역된 컨버전스는 단순히 두 개를 통합하는 것으로 마무리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객체들이 동일한 방향으로 방향을 바꾸어 함께 수렴하는 것을 의미하므로 그에 따른 비용 또한 만만하지 않기 때문이다.

융합 효율성의 분석
융합의 효율성은 융합 효과로부터 융합을 위한 직접 비용과 직간접적으로 나타나는 부작용 제어를 위한 간접비용 등을 제외한 값으로 산출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통신과 방송이 융합된 IPTV 서비스는 QoS를 보장하는 새로운 네트워크의 구축이 직접 비용이 되며 새로운 서비스의 출현으로 쇠퇴되는 현재의 서비스와 사회적 질서 변경에 대한 부작용이 간접비용으로 간주될 수 있다.

이 때 간접비용은 어떤 전략을 취하는가에 따라 그 폭이 크므로 융합 이전에 그 효율성을 면밀히 분석하고 시행할 전략을 결정하는 신중한 접근 방식을 택해야 할 것이다. 또한, 융합은 일단 시작되면 되돌리기 힘든 특징이 있으므로 융합의 효율성에 대한 사전 분석은 더욱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특히 조선 산업이나 자동차산업과 같은 전통산업에 정보기술이 융합되어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는 경우에는 그 효율성을 간단히 예측하기 어려우므로 단계적인 융합전략을 세워 시행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유행에 따른 무조건적인 융합행위는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것과 융합을 위한 시기적인 선택 또한 중요하다는 사실을 명확히 하고, 조건과 결과의 정확한 분석에서 융합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사용자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고비용이 요구되는 서비스의 융합이 기존 서비스들의 효율성에 비해 얼마나 효율성을 향상 시킬 수 있는 지를 살펴보는 것이 좋은 예가 될 것이다.

융합과정의 인내
또한 융합의 과정은 대부분 서로가 변화할 것을 요구한다. 또한, 융합의 결과는 일정 수준이상의 과정이 진행된 후에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성공적인 융합은 인내하고 기다리는 전략을 취해야 한다. 성급히 융합의 효과를 기대하거나 융합과정에서 일어나는 과도기적 부작용으로 실망해 중단하지 않기 위해서는 부단한 인내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유선과 무선의 통합은 당연히 미래의 진화방향이라고 인정되어 막대한 투자를 감수하고 유무선 통합 인프라를 구축한다고 해도 사용자들의 서비스가 구축된 인프라를 통해 이루어지기 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고, 이러한 변곡점에 도달할 때까지 기다릴 수 있는 인내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러나, 무조건적인 인내를 요구하는 것은 컨버전스를 지향하는 자세로선 적합지 않을 수 있다. 이러한 인내마저도 예견된 과정의 하나로 이해될 수 있도록 컨버전스 경과에 대한 예측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스스로 조정하는 지혜
무엇보다도 융합하는 두 객체간 서로 이해하고 스스로를 조정해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방송과 통신이 융합되어 IPTV라는 새로운 산업 영역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통신이 가진 개방성과 방송이 가진 공익성이 적절하게 융합되어야 한다는 난제가 기다리고 있다.

만일 방송의 특수성이 지나치게 강조되거나 통신의 개방적 특성만이 살아남기가 고집된다면 IPTV는 기형적인 산업군의 모습을 가지게 될 수 있다. 특히 산업이나 기술의 융합은 사용자들의 의지에 의해 그 결과와 효과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으므로 어떻게 조정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융합의 특징은 융합되는 객체가 조정자없이 스스로 융합되어야 한다는 어려움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외부의 강압이나 조정자가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의 조정은 융합 당사자들의 지혜와 이해를 바탕으로 한다.

특히 이제 막을 올리려하는 IPTV와 같은 경우에는 수없는 이해 당사자들까지도 조정에 참여하려 하기 때문에 간접비용이 심각하게 증가하고 있다. 이해 당사자들의 간섭없이 스스로 조정하는 지혜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경우임에 틀림이 없다.

성공적인 융합을 위한 전제조건
이러한 모든 융합을 원활하게 이루기 위해서 우선 융합 주체의 생각이 통합되어야 한다. 하나의 머리로 동시에 두 가지 이상을 한꺼번에 생각한다는 것은 매우 비효율적이기도 하다. 특히 두 가지 생각이 서로 상반된 결론에 도달한다면 심각한 혼란을 야기할 수도 있다. 때문에 융합의 전제조건은 동일한 방향으로 주파수를 맞춘 생각의 융합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인터넷 강국답게 다양한 분야에서 컨버전스가 일어나고 있으며 이러한 컨버전스를 통해 가장 먼저 선진국의 대열에 합류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맹목적으로 이루어지는 융합이 아닌 융합의 최대 효율성을 담보하기 위해 절제되고 조정되어지는 컨버전스가 각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이를 통해 더 한층 발전된 미래 사회의 모습이 보여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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