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투자비 부담스러운데 OTP 가격은 계속 떨어져...벤더들 '울상'

OTP통합인증센터 개소식 이후 OTP통합인증 서비스가 본격 확산 일로에 있다. 하지만 OTP(One Time Password) 벤더들은 서비스 확대 이전부터, 일찌감치 OTP통합인증센터 구축 및 운영에 소요 되는 비용 부담에 최근 저가로 주저앉은 OTP 단가까지 더해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벤더들의 OTP통합인증센터 입주 시 가입조건 가운데 가입비 1억 4,265만원(센터 구축, 운영, 보험금 포함)과 센터 운영을 위한 기술지원 인력 1명씩 상시 상주(3교대로 했을 경우 1년에 인건비가 4억원 정도씩 소요)하라는 항목이 있었다. 이처럼 OTP 벤더들은 초기 투자비가 많았던 만큼 금융권 OTP 시장 경쟁에서 이겨 공급을 확대해야만 그나마도 본전을 찾을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벤더들 간 저가의 출혈경쟁이 워낙 치열하다 보니 센터에 투자한 비용을 제대로 뽑는 업체도 없을뿐더러 마이너스만 안 나면 다행이라며 업체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또 향후 금융사들의 OTP 서비스 운영 확대 시 공급 물량(신규 수요)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는 하지만, 이 또한 막연한 기대일 뿐 앞으로 수익으로 연결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

제 살 깎기 경쟁 지속 시, OTP 서비스도 위기
현재 OTP 판매 금액(공급 단가와 거의 동일)은 평균 만원 이하며, 최하 3,000원에서 대부분 5,000원~8,000원 선에서 판매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OTP 가격은 13,000원~16,000원 정도였고 3년 전에는 3,0000만원을 넘는 제품도 존재했다. 올해 OTP통합인증 서비스를 위해 금융권 OTP 도입이 확대되다보니 벤더 간 경쟁이 치열해져 지난 연말부터 OTP 가격은 기존 3분의 2 수준으로 내려앉게 된 것이다. OTP 벤더들은 "이제 더 이상 가격을 낮추기 힘들며 현재도 견디기 힘든 수준"이라고 말했다.

OTP통합인증센터 구축 후 가장 수혜를 본 것으로 알려지는 업체는 오티피멀티솔루션(바스코 총판)과 미래테크놀로지이다. 오티피멀티솔루션은 센터 구축이후 20 곳 정도의 금융사와 계약을 했어도 짭짤한 수익을 거두진 못했으며, 미래테크놀로지 역시 지난 3사분기까지 수익률이 마이너스였고 4사분기에도 보나마나 마이너스일 게 뻔하다고 말했다. 최근 OTP 사업을 진행하는 대부분의 금융사 RFP에는 무상 개발에 서버 공짜 지급이라는 조건이 명시돼 있어 OTP기기 공급에서만 수량에 따른 이익을 취할 수 있는 구조라는 게 OTP 벤더들의 설명이다.

OTP 벤더들은 "더 이상 제 살 깎기 경쟁이 지속될 경우 OTP통합인증 서비스 마저 흔들릴 수 있다"며 "OTP에 대한 금액을 적절히 지불해야 지속적인 OTP 서비스가 가능함은 물론 장기적으로 OTP 서비스가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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