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확보도 중요하지만 쾌적한 게임 환경부터 구축해야

 

[아이티데일리] 초고속, 저지연, 초연결을 내세운 5G가 상용화되면서, 게임을 설치하지 않고 네트워크를 이용해 화면만 전송하는 5G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들이 국내 통신사를 중심으로 출시되기 시작했다. 개화하고 있는 이 시장을 잡기 위해 LG유플러스, KT, SK텔레콤 등 통신 3사는 파트너사와 제휴하며, 게임 콘텐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5G 클라우드 게임을 즐기기 위한 환경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아직 제대로 된 서비스를 체험하기에는 이르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5G 클라우드 게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LG유플러스는 지난해 8월 타 통신사보다 앞서 엔비디아와 ‘지포스 나우’를 출시했다. 뒤이어 KT가 대만 기업인 유비투스의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한 ‘게임박스’를 올해 8월 12일 출시했고, SK텔레콤은 마이크로소프트(MS)가 개발한 ‘엑스클라우드’를 9월 15일 국내에 선보일 예정이다.

이들 통신사들은 현재 5G 클라우드 게임의 콘텐츠 다양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문제는 5G 통신망 커버리지도 미흡한 상황임에도, 통신 3사가 콘텐츠 다양화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5G 클라우드 게임에 대한 소비자와 통신사간의 평가에 온도차가 생기고 있다.

통신 3사가 콘텐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이유는 4G 때의 지적을 받지 않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 4G 초기에도 통신사들은 스트리밍 게임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게임 콘텐츠의 품질이 낮다는 비판을 받으며, 철수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앞서 4G 스트리밍 게임 때와 같은 실수를 번복하지 않기 위해 더욱 콘텐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5G 통신망에 대한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재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는 비교적 5G의 통신망 커버리지가 확보된 상황이지만, 비수도권 지역에서의 5G 통신망의 커버리지가 협소해 5G의 최대 전송속도인 20Gbps의 1/10 수준인 2Gbps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5G 휴대폰을 사용하면서도, 기본 통신을 4G로 변경해 쓴다는 사용자도 종종 보인다. 5G가 터지지 않는 곳에서 4G로 자동 변경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지난 5월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5G 이용자 불편함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1위에는 ‘4G와 다르지 않은 체감 속도(52.9%)’가, 2위에는 ‘5G 통신망의 커버리지 협소(49.6%)’가 꼽혔다. 조사 결과로 미뤄봤을 때 아직은 5G 통신망 인프라가 완벽히 갖춰지지 않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5G 클라우드 게임에 콘텐츠만 지속적으로 추가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LG유플러스의 ‘지포스나우’를 통해 5G 클라우드 게임을 해본 결과 5G 망을 통해서는 원활히 구동됐지만, 4G로 통신망이 바뀌었을 때는 게임 플레이가 지연되거나 멈추는 현상이 발생했다. 5G 주파수의 특징이긴 하지만, 아파트 내에서는 5G 클라우드 게임 구동이 잘 됐는데 반해 지하주차장이나 지하철 안에서는 게임구동이 원활하지 않았다.

5G 통신망의 속도와 커버리지가 제대로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5G 클라우드 게임의 콘텐츠만 늘어날 경우 소비자들의 불만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소비자의 불만이 지속되면 경쟁력이 약화될 뿐만 아니라 답습하지 않겠다던 4G 스트리밍 게임과 같은 길을 걸을 수도 있다. 통신사들이 쾌적한 클라우드 게임 환경, 즉 제대로 된 5G 환경을 구축해달라는 소비자들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여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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