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데일리]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기업 바이트댄스의 동영상 앱인 '틱톡(TikTok)'을 미국에서 금지시키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미국 기업에게 틱톡 인수 기회를 주고 그 시한도 9월 중순으로 못 박았다. 그 이후에는 틱톡의 미국 내 사용을 금지시킨다는 의미다.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달 초 틱톡 인수를 추진 중에 있다고 발표했고 백악관으로부터의 암묵적인 승인도 받았다고 했다.

틱톡은 잘 알려져 있듯이 짧은 동영상을 편집하고 공유할 수 있는 앱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큰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올 들어 유난히 빅 이슈로 떠올랐다. 화웨이에 이어 미국의 두 번째 공격 대상이 된 때문이다. 미국과 인도에서만 3억 명 이상이 사용했으니 글로벌 1등 앱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 및 코로나19 진원지를 둘러싼 갈등 격화, 인도와 중국의 국경분쟁 등이 틱톡을 벼랑 끝으로 몰아넣었다. 인도가 먼저 틱톡 사용을 금지시켰고 미국이 뒤를 잇고 있다. 포브스 등 외신에 따르면 유럽의 보안 업체는 틱톡에 대해 “중국에 개인 정보를 빼돌리는 스파이앱이 맞다”는 보고서까지 냈다.

그렇다면 미국이 틱톡을 중국으로부터 끊는다고 미국이 주장하는 ‘국가 보안의 위협’으로부터 안전해질까. 답은 ‘아니다’라는게 중론이다.

포브스지에 따르면 틱톡의 경쟁자로서 인기를 높이고 있는 것이 미국 기업이 개발한 ‘스릴러(Triller)’다. 스릴러는 할리우드 영화 프로듀서인 라이언 카바너프가 출자했다. 스릴러는 인도 정부가 틱톡을 금지한 지 며칠 만에 4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해 단숨에 눈길을 끌었다. 미국이 틱톡을 금지하면 스릴러의 인기는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복병이 있다. 앱 관련 조사기업 앱토피아의 애덤 블래커는 “동영상 편집 카테고리에는 스릴러 이외에 이미 유력한 앱이 많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블래커는 “가령 틱톡이 미국에서 금지되었을 경우, 스릴러나 바이트(Byte), 덥스매시(Dubsmash) 등 유사 앱이 세력을 키울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다. 그러나 실제로 이 앱들은 틱톡에 필적할 정도의 사용자 기반을 확립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 미국에서 틱톡과 경쟁하는 동영상 편집 앱 '리키' 역시 중국산이다. 미국으로서는 난처한 상황이다.

블래커가 틱톡의 가장 유력한 경쟁자로 꼽는 것이 리키(Likee)라고 불리는 앱이라고 포브스는 전했다. 리키는 미국에서 최근 수개월 사이에 2배 이상의 다운로드 수를 기록해 고속 성장 중이다. 현 가입자 증가는 스릴러를 크게 웃돌고 있다.

앱토피아에 따르면 미국에서 리키의 과거 6개월 동안의 다운로드 수는 725만 건에 달했다. 이는 스릴러가 기록한 300만 건의 2배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같은 기간 동안 덥스매시는 약 200만 건, 바이트는 175만 건이었다.

주목할 점은 리키 또한 중국 기업이 소유한 앱이라는 ‘슬픈’ 사실이다. 이 앱이 출시된 곳은 비고 테크(BIGO Technology)인데, 운영하는 회사는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중국 기업 조이(JOYY: 옛 YY)이다.

틱톡은 전 세계 다운로드 수가 20억 건을 넘는다. 최근 수개월 다운로드가 4700만 건 이상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러나 앱 시장의 변화는 매우 빠르고 순위는 순식간에 역전되기 때문에 굳이 미국의 금지조치가 아니더라도 틱톡이 반석 위에 앉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미국이 틱톡을 금지했을 경우 틱톡을 대신하는 것이 다시 중국 기업 앱이라면 미국 정부는 리키에 대해 같은 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높다.

중국의 테크 기업은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미국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테크 기업은 중국에서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받지 못한다. 갈등이 이어질 수밖에 없는 근본적인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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