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데일리] 올 들어 최고의 화제로 떠올랐던 기업 중 하나가 클리어뷰 AI라는 회사다. 미국에서 호안 톤 탓이 2017년 설립한 이 회사는 인터넷, 특히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 미디어에 올려진 사람들의 사진을 무작위로 수집, 편집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안면인식 데이터 기업이다.

잘 나가던 클리어뷰 AI는 올 들어 2월 해커에게 침입당해 수십억 장에 달하는 고객 얼굴이 도난당했다고 CNN이 보도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그러면서 회사의 사업 모델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서 얼굴 사진을 무작위로 끌어모아 안면인식 DB를 구축하는데 이들 개인에게서 동의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사업이 총체적으로 불법이라는 반발이 일었다.

▲ 영국과 호주의 데이터 보호당국이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한 얼굴인식 테크놀로지 기업 클리어뷰 AI(Clearview AI)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사진은 모바일과 데스크톱을 이용해 얼굴 인식 앱을 작동하는 모습.

그리고 연이어 해당 데이터베이스를 각국의 정보 취급 기관들이 사용하고 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클리어뷰 AI는 사면초가의 위기에 몰렸다. 미국의 버몬트 주가 클리어뷰 AI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다. 가깝게는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 사건이 일어났던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경찰이 클리어뷰 AI의 안면인식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도 언론 보도로 알려졌다.

이런 와중에 IBM 등 IT 기술 기업들이 인공지능을 이용한 안면인식 기술 개발에서 손을 떼겠다고 선언했다고 AP통신 등이 전하기도 했다. 미국 의회도 경찰의 얼굴인식 기술 사용을 제한하는 법안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2일에는 캐나다에 이어 영국과 호주의 데이터 보호당국이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한 얼굴인식 테크놀로지 기업 클리어뷰 AI(Clearview AI)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고 포브스를 비롯한 여려 외신이 일제히 보도했다.

이 회사가 페이스북이나 구글 등을 통해 사람의 얼굴을 추출해 내고 이를 편집해 구축한 데이타베이스에는 최대 30억매의 화상 데이터가 축적돼 있다고 한다. 여러 나라의 600개 이상의 법집행기관에 사용하고 있으며 민간기업이나 학교, 은행 등에서도 폭넓게 이용하고 있다. 영국 국가범죄대책청도 클리어뷰 AI 고객이라고 한다.

문제는 데이터 수집 방식의 불법성이다. 클리어뷰 AI가 온라인에서 데이터를 수집하는데 개인의 동의를 받지 않고 있는 것.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클리어뷰 AI의 행위가 프라이버시 보호 문제나 데이터 남용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유럽 데이터보호위원회는 지난 달 클리어뷰 AI와 서비스를 EU의 법집행기관이 이용하는 것은 EU의 데이터 보호 규제의 틀에서 벗어나는 행위라고 말하고 있었다. 불법이라고 해석한다는 의미다.

호주 정보위원회(OAIC)와 영국의 ICO(개인정보보호 감독기관)도 합동으로 클리어뷰 AI의 조사를 개시했다. “데이터의 활용이 글로벌로 확대되는 가운데, 영국과 호주 당국이 제휴해 개인 정보의 보호를 공동 대처하는 것은 의의가 깊다”고 말했다.

클리어뷰 AI는 캐나다 정부로부터도 같은 지적을 받아 왕립 캐나다 기마경찰과의 협력을 정지했다.

보안 기업 시놉시스 사이버시큐리티의 애널리스트 팀 맥케이는 향후 클리어뷰 AI가 영국과 호주로부터도 퇴출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얼굴 인식에 필요한 데이터의 수집에는 막대한 비용이 들지만 그들은 그 비용을 회피하기 위해 SNS 등에서 부정한 수단으로 데이터를 모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부터 경찰의 얼굴인식 기술 적용의 문제점이 지적되면서 사생활뿐 아니라 인종적 편견이 특히 문제로 대두됐다. 그리고 최근 몇 달간 IBM과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잇따라 얼굴인식 기술의 개발 중단과 이용 제한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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