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데일리] ”줌이 중국의 압력에 굴복했다.“

미국에서 화상회의 앱 줌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 과거 줌은 개인정보보호 관련으로 한 차례 홍역을 치뤘으나 이번에는 정체성 논란이 불거진다. 중국의 천안문 사태를 둘러싼 사건이었다.

CNBC에 따르면 화상회의 앱 줌은 천안문 사태의 희생자를 추모하는 행사를 갖던 활동가 계정을 폐쇄했다. 이를 두고 미국 회사인 줌이 중국의 압력에 굴복한 것이라는 비난이 거세게 일고 있는 것이다.

▲ 천안문 광장에서의 민주화 시위를 추모하는 행사를 열었다고 중국 정부가 줌에 대해 계정 폐쇄를 요구했다. 줌은 그 요구에 순응했다. 천안문 사태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줌은 그러나 중국 정부에 해당 계정의 사용자 정보나 회의 콘텐츠를 제공하지 않았으며 중국 정부로부터 외부 사용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어떠한 추가 요청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이와 관련, 후속 취재를 진행한 로이터통신은 중국이 천안문 사태 추모 행사에 대한 활동가들의 계정 폐쇄를 요구한 사실을 줌 측이 인정했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가 중국 천안문 사태 31주년을 기념해 6월 4일 줌의 화상회의 플랫폼에서 열린 4차례 공개회의의 종료를 요구했다는 것이다.

추모 행사를 개최한 미국의 인권단체 ‘인도주의 차이나(Humanitarian China)’는 학생 신분으로 1989년 천안문 광장에서의 민주화 시위에 참가했던 저우 펑수오가 설립했다. 그는 민주화 시위에 대한 폭력 진압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들을 추모하고자 지난 5월 31일 추모행사를 개최했다. 행사는 네 차례에 걸쳐 열렸다.

천안문 사태 관련 주제는 중국에서 금기시되고 있다. 미디어에서 언급하기 어렵고 온라인에서도 심하게 검열받고 있는 주제다. 줌의 설명에 따르면 줌은 중국의 금기를 건드렸고 중국 정부가 이를 항의하며 조치를 요구한 것으로 분석된다. 줌은 행사를 주최한 계정에 대해 지난 7일 폐쇄 조치를 취했다.

4개 행사 중 1개만 남기고 3개가 삭제됐다. 그 이후 세 개의 삭제된 내용도 복구된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는 중국으로부터 계정을 폐쇄하라는 압력에 줌이 순응했다면 줌은 중국공산당 정권과 협력해 천안문 사태를 역사에서 지우는 데 공모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나아가 줌의 설립자의 국적까지 거론하는 격한 감정까지 드러내는 관계자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줌 대변인은 CNBC에 "우리는 비즈니스를 진행하는 국가의 법을 준수해야 한다"면서 "최근 천안문 사태에 대한 일련의 과정과 함께 행사가 차질을 빚게 된 것을 유감으로 생각한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발송했다.

이와 함께 줌은 외부로부터의 간섭 등으로 인해 직접적 관계자들의 대화가 피해를 보지 않도록 보호하는 추가 기능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어떤 기능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줌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급성장한 화상회의 앱으로 지난해 11월 경에는 사용자가 3,000만 명 정도에 머물렀으나 현재는 3억 명을 훨씬 넘는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올들어서만도 주가가 220%나 뛰어 올랐다. 마이크로소프트 팀즈 등 경쟁 제품이 있으나 줌의 발목을 잡지는 못했다. 특히 줌 플랫폼은 전 세계 교육 기관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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