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데일리] 미국과 중국의 기술 대립이 심해지는 와중에 대만의 TSMC가 미국 애리조나 주에 반도체 제조공장을 설립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 로이터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글로벌 반도체 칩 메이커인 TSMC(대만반도체제조주식회사)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으로부터 세계 기술 공급망을 빼앗아 승리를 거두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따라 애리조나주에 120억 달러(14조 6400억 원) 규모의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대만의 TSMC가 미국 애리조나 주에 반도체 제조공장을 설립한다.

1600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할 이 공장 건설 계획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대선을 앞두고 중국의 무역관행과 중국의 코로나19 처리에 대한 비판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트럼프는 오래 전부터 제조업의 국내 복귀를 약속해 왔다. 지금은 코로나19에 의한 급격한 경제 침체 하에서 중국에 대한 미국의 생산과 공급망 의존을 종식시키기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을 이끌고 있다.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어젠다가 미국 제조업의 르네상스로 이어지고 있다는 또 다른 암시"라고 홍보했다.

TSMC는 애플이나 퀄컴 등 미국 거대 기술기업의 주요 반도체 공급처다. 미국이 무역 블랙리스트에 올린 화웨이와 같은 중국 기업도 마찬가지다.

TSMC는 "이번 프로젝트는 미국의 선두 기업들이 미국 내에서 최첨단 반도체 제품을 제작할 수 있도록 하려는 미국 반도체 생태계에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 측면에서는 거대하지만 TSMC 기준으로는 이 투자 계획은 그리 크지 않다. 2020년 TSMC의 투자 계획은 150억~160억 달러다. TSMC는 이 공장을 9년에 걸쳐 건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번스타인 애널리스트들은 "예산 면에서 판단할 때 설립되는 공장의 규모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며 "공장 수익 기여율은 약 3%~4%에 머물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체적으로는 TSMC가 중국에서 생산하는 것과 비슷해 미·중 간 균형을 맞추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 상무부 관계자는 TSMC가 미국에 공장을 설립하기로 한 결정은 미국의 정책을 받아들인 것으로 긍정적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JP모건 애널리스트들은 "확신하기는 어렵지만 TSMC가 미국에 공장을 설립하면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화웨이에 대한 규제의 여파를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TSMC의 외국 투자 규모로서는 최대인 이 공장은 최고급 방산과 통신장치에 사용할 수 있는 가장 정교한 5나노미터 칩을 생산하게 된다. TSMC는 현재 대만에서 최첨단 칩의 대부분을 제조하고 중국과 워싱턴 주에서는 오래된 공장으로 저급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새 TSMC 공장에서 생산되는 반도체가 인공지능부터 5G 기지국, F-35 전투기까지 모두에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는 가전제품과 방산장비 모두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가장 발전된 칩의 대부분은 아시아에서 만들어졌다. 공급망의 쏠림현상이 심했던 것이다. 반도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여파 및 중국과의 전략적 경쟁으로 인해 미국이 가장 우려했던 분야다.

인텔은 미국에서 주요 제조하고 있지만 외부 고객을 위해 만들기보다는 자체 칩만 공급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에 공장을 짓기 위해 인텔 및 TSMC 모두와 협의해 왔으며 인텔은 지난주 국방부와 마이크로 전자공학 및 관련 기술의 국내 공급원 개선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TSMC는 2024년 생산을 목표로 2021년 애리조나 공장 건설이 시작되며, 월 최대 2만 개의 실리콘 웨이퍼를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각각의 웨이퍼는 수천 개의 개별 반도체 칩을 만들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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