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고객 확보 및 친숙도 향상 목적...수익성은 미지수

시중은행들이 '참여와 개방,공유' 정신에 입각한 웹2.0 기반 온라인 서비스 준비에 분주하다.
은행들은 개인 맞춤 기능을 강화한 온라인 뱅킹 서비스들을 신규개발하고 있으며, 자생적으로 형성된 커뮤니티싸이트, 개인미니홈피 등에 뱅킹 서비스를 연동시키는 등 웹2.0 컨셉의 뱅킹 채널들을 속속 만들어내고 있다. 개인고객 확보 및 친숙도 향상이 은행들의 목적이지만, 일부에서는 이러한 움직임들이 은행들의 실제 수익창출과 연결되지 않고 전시효과에만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농협, 국민 웹2.0 컨셉 새 서비스 곧 오픈
농협은 '위젯뱅킹'이라고 불리는 새 뱅킹서비스를 11월 3일 오픈할 계획이다. 이 서비스는 '뱅크미'와 '뱅크젯'으로 나뉘어 추진된다. 뱅크미는 개인의 미니홈피 및 블로그에 농협의 뱅킹시스템을 이식해서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로, 조회, 이체 등 자신이 원하는 단위업무만 선별해서 자사의 사이버 공간에 가져올 수 있다. 뱅크젯은 개인 PC에 프로그램을 설치, 농협 싸이트에 방문하지 않아도 뱅킹 업무 및 주식시세, 날씨 정보 등을 조회할 수 있다. 농협은 내년 초쯤에는 자사의 대학 홈페이지에 로그인한 학생들의 개인 페이지에서도 학자금대출, 입출금, 조회 등의 업무를 할 수 있도록 자사 뱅킹서비스를 이식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 중에 있다.

국민은행은 내년 1월에 새롭게 오픈할 홈페이지를 단장하고 있다. 이 은행은 "단지 채널만 몇개 만들었다고 해서 다 웹2.0은 아니다"라며, "새 홈페이지 전반에 웹2.0 개념을 녹여낼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은행 한 관계자는 "새 홈페이지에는 고객 맞춤형 금융상품 설계 기능이 있다. 재테크까지 아울러 고객에게 실제로 도움이 돼야 진정한 웹2.0과의 접목"이라고 전했다.

국민은행 새 홈피에는 '마이캡'이라는 서비스가 있는데, 공과금 납부, 인터넷 뱅킹 등 자신이 자주 쓰는 메뉴들로만 구성한 카테고리를 만들 수 있다.
국민은행은 작년 말부터 새 홈피 개발 검토에 들어갔으며, 국민데이터시스템을 주 사업자로 선정하고, 올 7월부터 한 SI업체로부터 컨설팅을 받았으며, 현재 한창 개발 중이다.

기업-커뮤니티 공략, 신한-메신저 뱅킹
기업은행도 사내에 '블루스카이'팀을 구성, 온라인 상에서 개인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들을 연구하고 있다. 블루스카이팀은 인터넷 동호회 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예를 들면, 해병대 동호회, 의사협회 등의 싸이트에 기업은행의 뱅킹 서비스가 가능하게끔 제휴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각 동호회에 특화된 상품을 만들어 싸이트 내에서 마케팅을 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 실제로 회원들이 자신의 구미에 맞게 서비스를 각색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자생적으로 형성된 '인터넷 번화가'에 특화된 전략이라는 면에서 '참여와 개방'이라는 웹2.0 컨셉에 입각했다고 볼 수 있다.

신한은행의 경우는 올 5월부터 메신저 뱅킹을 제공을 시작해 주목받은 바 있다. 네이트온으로 메신저를 하면서 메신저 창내에서 인터넷 뱅킹을 할 수 있는 '메신저뱅킹'과 메신저 상에서 가상계좌를 제공하는 '미니뱅킹' 서비스가 있다. 특히 미니뱅킹은 계좌번호대신 사용자가 임의로 계좌 별명을 지어 이체나 조회 시 번호대신 사용할 수 있으며, 쇼핑몰 싸이트 등에서도 계좌 별명을 이용해 결제 업무를 할 수 있다. 그 외 신한은행은 얼마전 문화, 레포츠, 식도락, 게임 등의 정보로 구성된 '퍼니존'이라는 싸이트를 오픈해, 이 곳에서도 인터넷 뱅킹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퍼니존 뱅킹 고객에게는 수수료를 면제하는 등의 이벤트를 하고 있으며 이를 점차 활성화 한다는 계획이다.

우리은행도 MSN 메신저를 이용한 뱅킹 서비스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시적 수익창출 기대 않해"
은행들은 수억에서 수십억을 들여 이 같은 웹2.0 컨셉 서비스들을 개발하고 있지만, 실제 수익창출에 기여하는 바가 클 것으로 판단하고 있지는 않다. 신한은행은 "눈앞의 수익이 목표가 아니고, 장기적 성장동력으로 삼고있다"며, "은행의 친숙도를 높여 장기적인 고객 확보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있다.
메신저뱅킹을 검토하고 있는 우리은행도 "메신저뱅킹의 수익성이 낮기 때문에 선뜻 서비스 개시를 결정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농협도 "뱅크미, 뱅크젯 서비스는 수익보다는 고객 서비스 차원의 의미가 더 크다"고 전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은행들의 이 같은 행보를 두고 "상품판매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전시효과에 불과할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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