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켈빈 이상에서 큐비트 제어 성공…양자 컴퓨터의 구조적 복잡성 개선 기대

[아이티데일리] 인텔은 큐텍(QuTech)과 협력해 양자 컴퓨터 실용화를 위한 기술 연구에 성공했다고 17일 밝혔다.

인텔이 네이처(Nature)지를 통해 발표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양사는 1켈빈(1K, -272.15℃) 이상의 온도에서 큐비트(Qubit, Quantum bit)를 제어하는 데에 성공했다. 또한 1.1켈빈의 양자 회로에서 99.3%의 정확도로 두 개의 큐비트를 동시에 제어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큐비트(Qubit, Quantum bit)는 양자 컴퓨터의 연산을 위한 기본 단위다. 일반적인 컴퓨터는 0 혹은 1의 값을 갖는 비트(bit)를 기본 단위로 사용하지만, 양자 컴퓨터는 0과 1의 값을 동시에 갖는 큐비트를 사용한다. 따라서 양자 컴퓨팅을 실용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수천 개의 큐비트를 동시에 확장 및 제어할 수 있어야 하고, 각각의 큐비트에 대해 높은 수준의 정확도를 유지해야 한다.

큐비트 제어의 난관 중 하나는 바로 온도다. 일반적인 온도에서는 큐비트에 저장된 양자 정보가 빠르게 손실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큐비트를 절대영도인 0켈빈(0K, -273.15℃)에 가깝게 냉각해야 한다. 따라서 큐비트는 절대영도보다 아주 조금 높은 수준인 밀리켈빈(1mK = 0.001K = -273.149℃) 범위에서만 제어할 수 있다고 여겨졌으며, 이를 담기 위한 극저온 냉장고를 필요로 했다.

문제는 절대영도에서 전자장치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큐비트의 정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절대영도에 가까운 온도가 필요하지만, 큐비트를 제어하기 위한 전자장치들은 절대영도에서 작동하지 않는다. 필연적으로 큐비트와 전자장치들은 냉장고의 안팎으로 분리돼야 하고, 이를 서로 연결하기 위한 수백 개의 케이블들이 필요하다. 이는 양자 시스템의 구조를 복잡하게 만들고 실용화·소형화를 가로막는 중대한 문제점이다.

지난해 12월, 인텔은 극저온 환경에서 큐비트를 제어할 수 있는 제어칩 ‘호스 리지(Horse Ridge)’를 발표한 바 있다. ‘호스 리지’는 인텔의 22나노(nm) 핀펫(FinFET) 공정으로 제작되며, 큐비트 제어에 필요한 명령들을 전자기 펄스로 변환하는 무선 주파수 프로세스로 작동한다. 하지만 ‘호스 리지’ 역시 최저 4켈빈(-269.15℃)에서 작동하도록 설계됐기에, 큐비트가 담긴 극저온 냉장고와 완전히 통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 인텔의 극저온 큐비트 제어 칩 ‘호스 리지’

인텔과 큐텍의 연구는 기존의 인식보다 높은 1켈빈(-272.15℃) 이상의 온도에서 큐비트를 제어하는 ‘핫 큐비트(hot Qubit)’를 다루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 양사는 1켈빈 이상의 온도에서 실리콘 큐비트를 일관성 있게 제어하는 데에 성공했다. 만약 보다 높은 온도에서 큐비트를 제어할 수 있다면, 냉장고 안팎으로 나뉘어 있던 큐비트와 전자장치를 동일한 칩에 통합함으로써 양자 컴퓨터의 구조적 복잡함을 크게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짐 클라크(Jim Clarke) 인텔 랩 양자 하드웨어 디렉터는 “이번 발표는 실리콘 스핀 큐비트 연구에 있어서 의미 있는 도약이며, 상업 수준의 양자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높은 정확도를 유지하면서 높은 온도에서 작동할 수 있는 핫 큐비트의 발견으로, 성능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도 로컬 큐비트 제어의 선택폭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텔과 큐텍은 공동 연구를 통해 단일 시스템에 의한 두 개의 ‘핫 큐비트’ 제어에도 성공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두 개의 큐비트를 동시에 제어하는 것은 40밀리켈빈(0.04켈빈)에서만 가능했다. 양사는 1.1켈빈에서 두 개의 큐비트를 동시에 제어하면서도 각각의 큐비트의 정확도를 99.3%까지 높이는 데에 성공했다.

인텔 측은 “연구팀은 스핀 큐비트의 성능이 45밀리켈빈에서 1.25켈빈 범위 내에서 가장 적은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우리는 이번 연구를 통해 두 개의 큐비트를 동시에 조작하는 우수한 전자 스핀 제어 능력과 정확한 시스템 튜닝 성능을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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