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데일리] 미국과 화웨이의 기술전쟁이 본격화될 것인가. 전쟁이 다시 시작된다면 이는 미국과 화웨이를 지원하는 중국과의 전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는 3월 31일 미국의 안보 우려에 따른 거센 견제 움직임이라는 직격탄을 맞아 지난해 해외에서의 판매 부진을 면치 못했고 이로 인해 3년 만에 가장 초라한 실적을 기록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화웨이의 순이익은 627억 위안(약 10조 6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5.6% 증가했다. 이는 2018년의 전년 대비 25% 증가에 비하면 지극히 초라한 수치다. 특히 화웨이의 주력 아이템인 5G 이동통신 장비를 포함한 통신장비 매출은 전년 대비 3.8% 증가에 머물렀다.

그러자 화웨이는 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미국에 대해 노골적인 불만을 표출했다. 분노가 폭발하는 수준이었다. 화웨이는 미국에 대해 “중국 정부가 가만히 바라보고 있지 않을 것”이라며 “도마 위에 올려진 생선의 처지에 있는 화웨이를 중국이 그대로 방관할 수 없다”고 했다. 미국에 대한 공개 경고다.

▲ 지난해 초라한 실적을 거둔 화웨이가 미국에 대해강력히 경고하면서 미국과 중국의 기술전쟁이 재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사실 미국은 올 3월 한 달 동안에만도 두 번의 화웨이에 대한 자체 제재를 가했다. 이는 화웨이 장비를 배제하라는 미국의 압력에 대해 영국과 프랑스 등이 5G 네트워크게 화웨이 장비를 ‘부분적으로’ 허용한 데 따른 것이기도 하다.

지난달의 첫 제재는 미국 기업들이 화웨이 등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 기업으로부터 통신 장비를 구입할 경우 연방기금을 사용하지 못한다는 조치로 지디넷 등 외신이 다수 보도했다. 여기에서의 연방기금은 유니버설 서비스 기금(USF)을 말하는데 이는 통신 접속이 원활치 않은 시골지역에 광대역 통신을 제공하는 경우 통신회사에 연간 85억 달러 이상의 장비구매 보조금을 지원한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연방기금이 안보에 위협을 주는 회사가 만든 장비에 사용되는 것을 금지한 '보안 및 신뢰할 수 있는 통신망법(Secure and Trusted Communications Networks Act)'에 서명했다. 심지어는 화웨이 장비를 다른 제품으로 교체할 경우 보상해 준다는 내용까지 포함했다.

백악관은 이와 관련, 이 법은 미국의 통신 인프라를 보호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자찬하고 의회의 신속한 승인을 희망했다. 현재 이 법안은 의회로 넘어가 승인 과정을 밟고 있다.

화웨이는 중국의 또 다른 통신회사 ZTE와 함께 FCC(미 연방통신위원회)에 의해 지난해 11월 국가 안보에 위협을 주는 기업으로 지정됐다. 소위 블랙리스트에 오른 것이다.

최근에는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공급 제한을 강화하는 새로운 제재안에 트럼프 대통령이 동의했다는 소식이 로이터 CNN 등 외신에 등장했다.

미국산 반도체 제조 장비를 구매했거나 사용하는 외국 기업은 화웨이에 반도체를 공급하기 전에 미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번 제재는 화웨이 자회사에 반도체를 공급하는 대만 TSMC와 화웨이의 거래를 제한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집요한 미국의 화웨이에 대한 공격이 지난해 영업 부진으로 나타났다. 화웨이는 올해 실적이 더욱 나빠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번에 새로 발표한 스마트폰 P40 시리즈 역시 걱정이 태산이다.

갤럭시 S20 시리즈를 겨냥해 P40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출시했지만 미국의 제재로 인해 구글의 안드로이드 최신 운영체제를 채택하지 못했다. 중국에서의 내수에 기댈 수 밖에 없는데 문제는 스마트폰의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 걸림돌이다. 해외에서의 판매 부진으로 중국에서의 스마트폰 점유율을 높이기는 했지만 언제까지 지속될 지는 미지수다.

미국은 또 다른 제재를 준비하고 있다. 미국의 관련부처 장관급 고위 협의체가 조만간 열릴 예정이다. 고위급 협의 모임은 지금까지 두 차례 연기됐다. 모임이 개최돼 또 다른 제재안이 나온다면 미중 무역전쟁을 일시 중지한 미중 1차 합의마저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코로나19에 이어 무역전쟁까지 재발한다면 세계 경제에 먹구름이 드리울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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