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고객에 수억대 시스템 투자, 개인고객엔 뱅킹 서비스 이식

고객이 은행거래를 위해 창구로 찾아가는 시대는 이제 옛말, 은행이 온라인 상에서 직접 고객에게 파고들고 있다. 올해는 시중은행들 간 기업고객에게 종합자금관리시스템(일명 CMS)을 구축해 주기위한 경쟁이 치열했었는데, 이 같은 양상이 개인 고객 시장까지 번질 조짐이다. 시중은행들은 IT를 무기 삼아 공격적인 '찾아가는 서비스'로 고객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올해 치열했던 '종합자금관리시스템' 경쟁
먼저 종합자금관리시스템(CMS)이란 각 은행이 기업 고객을 겨냥해 자사의 뱅킹 시스템을 기업고객에게 무상으로 구축해 주고, 지속적인 거래를 유지시킨다는 전략으로, 우량 고객 장기 확보가 목적이다. 특히 대기업이나 공공기관 등을 상대로는 맞춤형 개발까지 은행측에서 모두 제공해 주는 등 한 기업 당 십수억원의 비용 투자도 불사했다.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개발인력비 등이 비용 구성 요소다. 은행들은 이같은 투자가 "장기적으로 충분히 가치가 있다"며 서로 우량기업에 자사의 뱅킹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경쟁했다.

기업은행은 인터파크, 현대자동차, 국민건강보험공단, MBC 등에 자사의 시스템 'e브랜치'를 구축했다. 농협 또한 자사의 '하나로브랜치' 시스템을 KTNG, 한국전력공사, 대한지적공사 등에 구축했다. 국민은행은 초기에 '사이버브랜치'로 다수의 대기업을 선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각 기업의 ERP 시스템에 CMS를 연동하는 등 맞춤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경쟁이 지속될 전망이다.

개인 홈피에서도 e뱅킹 서비스 가능해진다
은행들은 기업고객에만 그치지 않고, 개인 고객의 미니홈피나 PC에도 파고들어간다는 전략이다. 새 고객 확보의 목적도 있지만 기존 고객을 묶어 둔다는 의미가 크다.
원리는 CMS와 마찬가지로, 자사의 뱅킹시스템을 개인고객의 공간에 이식시켜 거래의 편의성을 극대화 시켜, 타 은행으로의 전환을 막는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농협은 오는 11월 초 '뱅크미' 서비스와 '뱅크젯' 서비스를 오픈할 예정이다. 뱅크미 서비스는 개인고객들이 미니홈피나 블로그 등 개인 사이버 공간에 농협의 뱅킹 프로그램을 끌어다 쓸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조회, 이체 등의 업무 중 자신이 원하는 기능만 선별해서 가져다 쓸 수 있다. 농협은 싸이월드, 네이버 블로그 등에 이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해당 포털업체들과 협의 중에 있다.

뱅크젯 서비스는 개인 고객의 PC에 뱅킹 프로그램을 설치해, 조회, 이체, 환율 조회, 주식시세 조회 등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바탕화면에 뱅킹 프로그램 아이콘을 클릭하면 농협 웹싸이트를 방문하지 않아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농협은 대학생을 대상으로 대학 홈페이지에 뱅킹 서비스 연동도 준비하고 있다. 학생이 홈페이지에 들어가 로그인 후 개인페이지가 나오면, 이 곳에서 농협 뱅킹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학자금 납입 및 학자금 대출 등 원하는 단위 서비스를 끌어다 쓸 수 있게 된다. 이 서비스는 내년 초쯤 오픈될 예정이라고 한다.

기업은행 역시 자사의 뱅킹 프로그램을 인트라넷 및 커뮤니티 싸이드 등에 접목시키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으며, 개인고객으로까지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그 외 여러 시중은행에서도 이와 비슷한 시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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